공부도 신통치 않고,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별로인 바닷가 아이 "호호". 호호를 둘러 싸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쉴새없이 벌어지는데... 그림을 잘 그리는 호호는 바다를 바라보며 아버지를 보낸 쓸쓸한 마음, 큰형이 결혼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 하는 호호가 되고 싶은 마음을 모두 담아 그림을 그리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한 번쯤 겪게 되는 경험과 다소 엉뚱한 심리들을 섬세하게 포착, 간결한 문장에 담아내고 있다. 작가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김소연
1967년 경북 경주에서 출생. 카톨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93년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1996년에 시집 [극에 달하다]를 펴냈다. 현재는 어린이들에게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다.
한병호(그림)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지금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제16회 어린이문화대상 미술상을 수상하였고, 작품으로는 <도깨비 방망이>, <바우와 까꾸까꾸>등이 있다.
1. 가족사진
2. 아버지의 뒷모습
3. 초능력을 시험 하다
4. 오징어섬의 비밀
5. 바다는 파랗다
6. 내 이름을 불러준 소스
7. 내친구는 바로 이런것
8. 동지를 만났다
9. 합창만 하고 다닌날
10. 이별은 따뜻해
11. 꿈이라는 것
12. 분단장이 되었다.
13. 학교 생활도 괜찮은데?
14.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15. 형님 딸기 좀 드시구려
16. 화가가 꿈입니다.
17. 아버지의 눈물
18. 내그림속의 가족 사진
가족사진
내 이름은 호호. 의젓한 남자 아이랍니다. 사람들은 나를 '막내'라고 부르기도 하고, 내가 무슨 착한 일을 하면 '아가 라고도 부릅니다.
나는 '아가'라고 불리는 것이 제일 싫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곧 4학년이 될 것이고, 머지않아 한국 최초로 우주 기지를 만들어야 할 과학자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사실입니다만, 이미 우주 기지 건설 계획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 엄마, 길이, 옥이, 숙이, 주주, 그리고 나 호호 이렇게 일곱이랍니다. 아버지는 양복점을 하시고, 엄마는 청소와 밥을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간간이 뒷집 덕장 일도 도와주십니다. 다섯 남매가 모두 밥을 많이 먹어서, 돈을 많이 버셔야 한다고 엄마는 늘 말씀하십니다.
큰오빠 길이도 돈을 벌어옵니다. 그래서 항상 집에 늦게 들어옵니다.
"엄마, 큰오빠는 왜 늦게 와?"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그렇단다."
무슨 말인지는 잘 알지 못해도 나는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버지도 집에 늦게 들어오십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 된 분이시라서 더더 늦게 들어오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