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잊지 못할 시절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단언하는 에리히 캐스트너의 자전적 이야기. 여덟 살의 에리히 캐스트너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은 기본이고 계단에서 넘어져 혀가 퉁퉁 부어오르는가 하면, 당구에 빠지기도 한다. 진지하고 자세한 그의 고백들이 독자들을 몇 십 년 전 한 남자아이의 생활 속으로 초대한다.
에리히 캐스트너 (Erich Kastner)(1899∼1974)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어린이책 작가이다. 그는 독일의 남동부인 드레스덴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캐스트너는 독일이 나치즘으로 혼란을 겪을 때에, 나치에 저항했던 지식인들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어린이들한테는 캐스트너의 이런 명성보다도 그들의 마음을 아주 잘 이해하는 어린이책 작가로 더욱 유명하다. 특유의 날카로운 재치와 유머로 어린이들의 세계를 아주 잘 이야기하여 전세계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 덕택에 탁월한 이야기꾼이 캐스트너는, 1960년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캐스트너가 쓴 동화로는 「하늘을 나는 교실」 「에밀과 탐정들」 「에밀과 세 쌍둥이」 「5월 35일」 「핑크트헨과 안톤」 「에리히 캐스트너가들려 주는 옛이야기」들이 있다.
- 머리말 없는 책은 없다
1. 캐스트너 집안과 아우구스틴 집안
2. 꼬마 이다와 오빠들
3. 드디어 미래의 우리 부모가 만나다
4. 가방과 복대, 그리고 금빛 곱슬머리
5. 쾨니히스브뤼케 거리와 나
6. 선생, 선생, 선생만
7. 군중과 사탕 봉지
8. 여덟 살 난 사내아이의 하루
9. 나의 인생 철학
10. 두 번의 희한한 결혼식
11. 아이에게도 고민은 있다
12. 프란츠 외삼촌, 백만 장자가 되다
13. 알베르트 광장 곁에 있는 빌라
14. 두 얼굴을 가진 레만 선생
15. 물고 뭍에서의 어머니
16. 1914년
- 그리고 마지막 맺음말 하나
- 옮긴이의 말
캐스트너 집안과 아우구스틴 집안
사람들은 대개 자기 얘기를 하려고 할 때에 다른 이의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한 번도 보지 못했고 만날 수도 없었던 사람의 이야기, 이미 죽어서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얘기를 하려고 할 때에 자기 조상의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그도 그럴 만하다. 조상이 없다면, 인간은 시간이라는 대양 한가운데에서 조난을 당해 아주 작은 무인도에 완전히 홀로 남겨진 선원과 같을 테니까. 천애의 고아처럼 외톨이로. 조상이 있는 덕분에 우리는 과거와 연결되고, 수백 년 동안 피붙이나 친척 관계를 맺어 왔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도 조상이 된다. 지금은 태어나지 않았지만, 곧 같은 피를 나누게될 사람들의 조상이 된다.
옛날 중국인들은 집 안에 조상의 사당(죽은 사람의 넋이 담긴 위패를 모시는 집:옮긴이)을 만들어 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서로의 관계를 단단히 다졌다. 황제와 고관, 상인과 노동자 모두가, 자기가 황제나 노동자일 뿐만 아니라 끊을 수 없는 사슬의 한 고리여서, 심지어 죽은 다음에도 여전히 그렇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그것이 금 사슬이건 진주 사슬이건 유리 사슬이건, 자기의 조상이 하늘이 내린 고귀한 신분이었건 기사였던 문지기였건, 누구나 저 혼자 존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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