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들이 놀이방이나 유아원으로 보내지고 있을 때 나는 인도로 보내졌다. 초등학교 4학년, 또래들의 손에 학원 수강증이 쥐어지고 있을 때 내 손에는 인도가 쥐어졌다."
나는 세살이 되던 해 아빠와 엄마 손에 이끌려 멀리 이곳 인도로 왔다. 훗날에야 부모님의 깊은 뜻을 깨달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우주의 낙원 지구별을 보여주기 위해 떠난 모험이었다. 인도땅을 밟은 지 10여 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 인도는 부모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원유진
조각가인 아빠는 수년 동안 태백이와 인도 여행을 하며 함께 이 글을 썼다.
태백
지구상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아이. 호적상 이름은 원덕재다. 작가 강석경의 장편동화 '인도로 간 또또'의 실존 모델로 한국에는 '또또'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빠가 준 인도 (105 P)
"냄새가 시원해..."
멀리 보이는 아침 이슬에 젖은 작은 마을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바나나 숲이 기차길 옆으로 지나가고 야자와 팜나무가 하늘 높이 키재기를 하며 내게 이야기하면서 지나가는 것 같아..."
"그래? 맞아. 아빠 눈에는 그림을 그려 가지고 다니는 트럭들도 덜커덩 흔들흔들 춤을 추며 지나가는 것 같아."
흰 소들은 벌써 들녘에서 아침밥을 먹고... 엄마소의 젖을 빨던 송아지가 내가 탄 기차를 바라본다.
"안녕? 좋은 아침!"
지나가며 만나는 모든 것들과 인사를 했다.
"아빠, 내 꿈나라에는 모든 것들이 말을 해. 여기도 그래... 쟤들도 나를 보고 말을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