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아버지>를 쓴 저자의 장편소설. 가족이 풍비박산된 가운데 어머니의 끈질긴 사랑의 힘으로 가족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내용의 작품. 아버지의 부도로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집을 나가고, 은수는 7살 어린 동생 영웅과 술집을 전전하며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날 은수는 영웅을 고아원에 맡기게 되는데...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가족의 해체가 속출하고 있는 이 시대에 결국 믿고 의지할 곳은 가족 밖에 없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정현
1957년 경북 영주 출생. 베스트셀러 <아버지>를 통해, 가정과 사회로 부터 설자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아버지들의 초상을 감동적으로 그렷고, 그 감동의 물결을 잇는 소설 <어머니>는 가족 해체의
위기 속에서 풍비박산된 가족을 다시 찾아가는 어머니의 피눈물나는 노력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품으로 <아버지>,<전야>,<외사랑> 등이 있다.
『어머니』는 3백만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 베스트셀러 『아버지』의 작가 김정현이 만 5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이 새 작품을 통해 김정현은 이제 ‘어머니’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풍부한 내용과 탄탄한 구성을 지니고 있어 작가 김정현의 괄목할 만한 문학적 성장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제 작가의 시선과 관심은 ‘아버지’에서 ‘어머니’에로, 나아가 가족 전체에로 확대되었으며 우리네 가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를 독자들 앞에 풀어내고자 한다. 또한 그 감동의 물결은 『아버지』에서와 마찬가지...
빨갛게 볼이 얼어 세희가 돌아왔다. 고마운 것보다 미안함이 앞섰지만 우선은 염치도 접어 두었다.
"추운데 왜 밖에 나와 계셔요?"
뻔한 사정이었지만 그래도 안타까웠다.
"응, 은수 자"
영웅도 엄마의 등에 업혀 선잠이 들어 있었다.
"이제 들어가요"
"아니야,난 아칙 괜찮은데...."
"그럼 저도 괜찮아요. 다행히 집이 있기는 한데 생각보다 비싸요"
"그래? 얼마나?"
"조금...."
세희는 제가 난처해서 고개를 떨궜다.
"옥탑방이야?"
"예"
"그럼 지하로 구해 보지"
"에이,그건 안 돼요, 은수가 더 우울해져요"
"그럼 어떡하지? 다른 동네를 알아보면 안 될까?"
"어디나 비슷해요, 더 멀리 가면 장사가 어렵고"
"그래?"
세상 물정 모르는 혜경은 세희에게 모든 것을 의지했다. 당장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딸이려니, 뒷날 갚으리라 생각했다.
"꼭 장사를 하셔야겠어요?"
"....?"
"아무리 밑천 적게 드는 포장마차지만 냉장고나 뭐니 있을 건 다 있어야 돼요."
"그럼 보증금을 더 줄여 달라고 사정하면 안 될까?"
"그거야 가능하지만.....차라리 살림만 하세요. 포장마차가 쉬운 일도 아닌데."
세희는 마음이 쓰였다. 불쑥 제 입으로 먼저 말해 나서긴 했지만 그게 어디 만만한 일이던가. 괜히 포장마차 이야기를 꺼냈구나,싶어 후회 스러웠다.
나이 사십에 벌써 갈 곳이 없는 낯익은 아들, 어머니도 아내도 아닌 또 다른 사람들, 빼곡이 거리를 메운 채 허둥거리는 아들과 딸들.... 가족위기,가족해체, 무심코 보아 넘기며 그럴 수도 있겠다. 불가피한 시대적 상황이겠지 여겻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마음이 아닌,무의식적인 외면이었고 어떤 두려움에 대한 도피였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믿었던 것이 무너지고,꿈이 사라지고,기어이는 살아온 지난날마저 송두리째 정당하는데 더 미련이 남을 까닭도 없겠지요. 하지만 이대로 사랑을,희망을 버리기에는 너무 억을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