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철학은 늘 바람처럼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곧 내 여행벽으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1991년 이른 겨울, 부다페스트에서 토니를 만나 둘이 부지런히 여행을 했다. 그를 만난 후부터 생긴 변화는 함께 아름다운 것을 보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늘 곁에 있게 되었다는 것...
한현주
1961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으며 중앙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한국에서의 반듯한 삶이 두려워 스물 세 살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녀는 사진가로 활동하며 여행하던 중 1991년 11월의 어느 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지금의 남편인 토니를 만났다. 지금 조용하고 한가하며 외롭고 아름다운 브루니 섬에서의 생활을 월간 <도베> 에 '하나와 토니의 일기' 라는 이름으로 연재하고 있다.
-토니가 본 현주 이야기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1. 2000년이니까 여행을 해야 해
2. 사랑이 깊으면 커피 맛도 진하지
3. 푸른 바다보다 아름다운 부엌이 있을까
4. 태즈메이니아에서 행복에 감염되다
5. 가장 좋은 여행법은 걷는 거야
6. 생일에는 언제나 엄마가 그리워
7. i shall return, wine et chocolate
8. short and sweet fish
9. 혼자 먹는 저녁은 쓸쓸해
10. 세계에서 제일 큰 모래 섬을 달린다
....
사랑이 깊으면 커피 맛도 진하지
말 탄 존 웨인보다는 수염 긴 신선 할아버지가 구름 위로 나타날 법한데.
"현주야, 금방 저 언덕에서 줄리 앤드류스가 달려올 것 같지 않아? 사운드 오브 뮤직 하면서."
이렇게 제각각 느끼는 것이 다르구나.
"크리스틴, 여기가 정말 친구 집이야? 개인 소유지라구? 이런 경치는 국립공원 전망대에서나 볼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우리 차 소리를 듣고 달려온 셰퍼드 뒤로 흙 묻은 장갑을 빼며 해맑은 웃음의 헬렌이 나타난다.
"헬렌, 전화해도 안 받길래 없나 보다 하면서도, 방문한 친구들에게 헬렌 집을 꼭 보여 주고 싶어 이렇게 쳐들어왔어요."
"아, 미안! 새로 환자가 생겨 계속 밖에 있었어. 어젯밤 고속도로에서 발견한 캥거루가 다리를 심하게 다쳤거든."
전직 간호사 헬렌은 퇴직 후 이렇게 상처 입거나 사고로 엄마를 잃은 고아 동물을 엄마의 손길로 치료하고 돌봐 준다. 그리고 회복이 되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