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람들이 처음 오스트레일리아에 들어왔을 때 50개 부족 100만 명 정도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지만 그들의 백호주의 정책으로 290,000만명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어느날 느닷없이 가족이 끔찍하게 몰살당하는 일을 겪은 원주민 구답과 유당 두아이가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고학년을 위한 동화.
론 버니
론 버니는 호주 서부의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의 게랄드톤이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론 버니는 여러 가지 직업을 가졌는데, 농부, 영업사원, 가재 잡이 선원 등 매우 다양 했으며 한 때는 호주 전역을 여행하며 보내기도 하였다. 1979년에는 '어린이의 해' 기념 텔레비전 방송 대본 경연대회에서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 교사 연합에서 주는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대표작으로는 『매의 섬』이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좋은 작품을 쓰고 있는 호주의 주목할 만한 작가이다.
심우진(그림)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
보신은 새로 발견한 방목장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는 솔직히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사실 그 불안함은 얼마 전 원주민들을 독살시켰을 때부터 계속되던 것이었다. 밀가루에 비소를 석은 장본인은 바로 맥리스터였다. 아무 것도 몰랐다고는 하지만, 원주민에게 직접 밀가루를 건넨 사람은 자신이었다. 그는 맥리스터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대들었지만, 오히려 된통 혼이 나고 입을 다물고 말았다. 맥리스터는 지독하게 모진 인간이었다. 하지만 목장의 주인은 맥리스터였다. 개척지에서의 법은 생존이었고, 맥리스터는 누가 살아남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밖에는 관심이 없었다. 보신도 이 긴 물웅덩이가 새로운 목장으로서 더 없이 좋은 곡이라는 것은 인정했다. 사실 이곳에 농장을 짓고, 목장의 중심지로 삼아 양 목장을 넓혀 가는 게 가장 바람직할 것 같았다. 이곳은 물도 많았고 풀도 잘 자라고 있어서 양들도 벌써 익숙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원주민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보신을 자꾸만 더 초초하게 만들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이런 곳에는 반드시 사람이 살고 있기 마련이었다. 머지않아 원주민들과 마주치게 될 걱이라는 걸 보신은 알고 있었다. 그 어떤 백인도 보신만큼 이렇게 내륙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산 적은 없었다. 그러니 이곳에 사는 원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었다. 보신은 총을 항상 손이 닿는 곳에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