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지쳐 있을 때 누군가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라는 희망을 준다면 우리는 쉽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희망의 소식을 주는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잔잔하게 담았다. 이 글을 쓴 이가을 선생님은 그동안 <떠돌이 시인의 나라>를 비롯해 <가끔씩 비오는 날>, <큰 스승 소득이>, <집 보는 아이>, <솔매산 노래마을> 등의 동화집을 펴냈으며, 현재는 분당에서 어린이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가을
1941년 대전 출생. 1982년 `크리스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1988년부터 7년 동안 계간 「어린이」를 만들었으며, 현재 분당에서 어린이 책 전문 서점 `가을글방`을 운영하고 있다. 1995년 대산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1996년에는 제1회 불교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동안 쓴 책으로는 <집보는 아이>, <솔숲 마을 사람들>, <떠돌이 시인의 나라>, <빛을 가진 아이들>, <가끔씩 비오는 날>, <큰 스승 소득이>, <솔매산 노래마을> 등이 있다.
정경심
1975년 남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1. 솔숲 마을
2. 통나무 붓통
3. 잘생긴 바보 청년
4. 팔도 고물상
5. 떠돌이 이발사
6. 정순이의 옷가게
7. 양옥집 사람들
8. 기적
9. 학교를 세우자
10. 기쁜 소식
11. 모여라 아이들아
12. 배움의 집
13. 옥이의 죽음
14. 평화 의원
15. 태수의 꿈
16.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팔도 고물상
솔숲마을에 고물상이 생겻습니다. 사람들이 집터로 잡고 남은 귀퉁이였는데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칼국수를 썰다 남은 조각처럼 길쭉한 땅에 손수레를 끈 젊은이가 열댓 살 먹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와 천막을 쳤습니다. 고물상 주인 강씨는 그러니까 옥수수 튀밥 장수였습니다. 강씨는 손수레를 끌고 하루 종일 여러 동네를 돌아다니며 고물을 받아다 집 옆 빈터에 쌓았습니다. 강씨는 빈 병이나 고철, 플라스틱은 그때 그때 팔았고, 집으로 갖고 오는 것은 망가진 선풍이나 라디오, 세탁기 같은 가전 제품과 책상, 걸상, 장롱등 망가진 가구들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은 모두 주택가에 버려진 것을 실어 오는 것이라고 강씨의 조수 태수가 말했습니다. 태수는 강씨의 아들도 친척도 아니고 그야말로 조수였습니다. 강씨의 말에 다르면 고물처럼 주운 아이였습니다. 태수는 삼 년 전인 열한 살 때 거지로 떠돌고 있는 것을 강씨가 데려다 거둔 아이였습니다. 강씨는 화재민도 수재민도 철거민도 아니었지만, 이 동네에 썩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순직하고 부지런해서 먹고 살기는 걱정이 없었습니다. 아침에 빈 손수레를 끌고 나가 중간에서 옥수수 튀밥 한 자루를 받아 싣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 손수레는 금방 갖가지 고물로 가득 찼습니다.
솔숲 마을에 사는 사람들 거의 모두는 내가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게, 참으로 아름답게 살고 있으면서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생각은 또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요. 내가 아름다운 그 무엇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 생각이 영글면 우리 이웃에도 아름다운 한 열매가 맺어지게 됩니다.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바로 그것을 알게 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