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르의 말에 의하면 죽음에 이르는 병이란 절망이며, 절망은 곧 자기 상실이다. 그것은 자기를 있게 한 신과의 관계를 상실하는 것으로, 절망은 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죽음은 육체적인 죽음이 아니라 기도교적인 영원한 생명의 상실을 의미한다. 제 1편에서는 절망, 제 2편에서는 죄의 여러 형태가 의식의 정도에 따라 설명되어 있고 이 병은 신앙에 의해서만 회복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절망 의식의 심화가 참된 자기에 이르는 길로, 절망의 심리 분석과 함께 절망 극복의 방향은 올바른 기독교적 신앙에서 구해져야 함을 시사한 저서이다. 즉, <죽음에 이르는 병>은 키에르케고르가 묘사하는 기도교도의 이상형으로부터 키에르케고르 자신을 포함하는 현실의 기독교계를 비판하고 절망이라는 병의 증상에 대한 모든 형태를 분석했으며, 그 진단을 제시하여 치유에의 길을 가르치고 있다. 절망이라는 병균에 대하여 이처럼 깊은 메스를 가하고 파헤친 작품을 아직 없었다. 오늘날의 실존주의는 이 책에서 가장 많이 힘입고 있다. 하이데거와 야스퍼스의 실존 개념도 이 책에서 얻은 바가 컸으며 샤르트르나 카뮈가 말하는 "부조리한 것"의 체험이나 그의 긍정도, 절망의 한 형태로서 당연히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절망"이라는 말은, 여기서는 일반적인 용어와는 달리, "인간의 자기(自己)가 신을 떠나서, 신을 상실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인간의 자기 소외 상태다. 이 상태를 철저히 규명하고, 현대인에게 두려움을 주는 병에 대하여 진단을 내리고 각성을 촉구하는 데 이 저서가 갖는 가장 큰 의의가 있다.
키에르케고르
현대 기독교 사상과 실존 사상의 선구자인 덴마크의 철학자. 소년 시절부터 아버지에게서 엄한 기독교 교육을 받았고, 코펜하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으나, 점차 그의 관심은 문학과 철학으로 옮겨졌다. 1837년경 스스로 '대지진'이라고 부른 내면의 급격한 변화 이후, 인생과 기독교를 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풍부한 상상력과 변증재능을 자유로이 구사하여 혹은 시적인 형식으로 혹은 개념적, 철학적인 형식으로 자기의 체험에 입각하여 인간의 온갖 삶의 방식을 분석하고 묘사했다.
001.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라>
002. 절망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것
003. 이병 (절망)의 보편성
004. 이병 (절망)의 형태들
005. <절망은 죄다>
006. 절망은 죄다
007. 죄의 계속
절망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것
A. 절망은 정신에 있어서의 병, 자기에 있어서의 병으로 거기는 세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절망하고 있으면서 자기를 가지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비본래적인 절망). 절망하여 자기 자신이기를 욕망하지 않는 경우. 절망하여 자기 자신이기를 욕망하는 경우.
인간은 정신이다. 정신이란 무엇인가? 정신이란 자기다. 자기란 무엇인가? 자기란 자기 자신에 대한 하나의 관계다. 바꿔 말하면 관계가 자기 자신에게 관계한다고 하는 관계의 내부에 있는 자기를 뜻한다. 따라서 자기란, 관계를 의미하지 않고 관계가 그 자신에게 관계되는 것을 뜻한다. 인간은 무한성과 유한성의, 순간적인 것과 영원한 것의, 자유와 필연의 종합이다. 요컨대 인간은 한 종합이다. 종합이란 양자 사이의 관계를 말한다. 이 방법으로 고찰한다면, 인간은 아직 자기가 아니다. 양자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는 관계 그 자체가 소극적인 통일로서의 제삼자를 뜻한다. 양자는 관계에 대해서, 또는 관계에 대한 관계 안에서 서로 관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영혼의 규정에 있어서는 영혼과 육체와의 관계도 한 관계다. 그와 반대로 관계가 자기 자신에게 관계하게 되면, 이 관계는 적극적인 제삼자가 되며 이것이 바로 자기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