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우리의 옛 땅, 만주 대륙에 있었던 발해에 관한 이야기. 빼앗긴 땅을 되찾기 위해 광활한 대륙을 말 달리는 고구려 소년들의 씩씩한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이를통해 웅대한 고구려와 발해의 기상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석청
1957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1992년 <천주교문학>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아사달』『늙은 시인의 노래』, 전기소설『안중근』등이 있다. 이 책『바람의 아이』는 저자의 첫 동화이며, 대산문화재단의 창작지원금을 수상했다.
1.바람의 아이
2.의형제 결의
3.산적 아금치 대장
4.달려라 소금마차
5.슬픈 노예
6.성 밖에서는
7.강 건너기
8.용감한 도전
9.주홍빛 쇳물
10.책성 태수
11.말 달리는 전령사
12.공물을 되찾아라
13.책성 탈환
14.승리의 그늘
15.뜨거운 만남
16.고갯마루에서
책성 탈환
슬이와 어림수 사이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어림수는 대장간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화살촉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당나라 군사들의 채찍은 더욱 사납게 춤추었습니다. 전투를 앞둔 터라 군사들은 사납기 그지없었습니다. 노예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화살촉이 동포들을 향해 쏘아질 거라는 사실에 슬퍼했습니다. 뚝딱뚝딱 벌겋게 달군 쇳덩이를 두드려 화살촉을 만들 때마다 노예들의 슬픔은 한 꺼풀씩 더해 갔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노예들은 성 밖으로 끌려나가 성벽 아래에 깊은 도랑을 파는 일도 했습니다. 파 놓은 도랑에는 뾰족하게 깎은 말뚝을 촘촘히 박았습니다. 책성밖은 온통 뾰족하게 깎은 말뚝으로 뒤덮였습니다. 성문으로 통하는 도로에도 말뚝을 박고 밧줄로 묶었습니다. 고구려 군사들과 말들이 쉽사리 달려들지 못하도록 하려는 방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곽에는 당나라 군사들이 늘어섰습니다. 성곽 한 귀퉁이에서는 화살촉을 숫돌에 날카롭게 갈아 화살에 끼우는 일이 쉴새없이 쌓였습니다. 모두가 고구려 노예들이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대 그들에게 희망이 솟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금치 대장이 이끄는 무리가 드디어 서문 밖까지 온 것입니다. 당나라 군사들은 초긴장 상태가 되었습니다. 태수는 국내성을 출발한 안동 도호부 원군 진영에 전령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책성 주위에 흩어져 주둔하고 있던 당나라 군사들을 모두 성으로 불러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