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고등학생이 이야기하는 인생. 5년전 아버지가 경영하시던 회사가 부도나고, 낯선 빚쟁이들이 찾아오고 아버지는 자취를 감추고.... 엄마, 누나와 함계 초라한 단칸방에서 생활하기 시작한다. 힘들고 괴로운 인생의 연속, 저자는 그것을 지독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꿋꿋이 즐기고 있다. 한번 붙어보자. 게임은 즐기면서 하는 거라면서.....
최관석
1983년 10월 3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은로초등학교에서 어린이 회장을 지냈고 중앙대학교 부속 중학교를 다녔다. 2002년 경문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 프롤로그
1. 1997 길 한복판에 무너져 있는 집
2. 1998 나무기둥을 박고 가까스로 뼈대를 만들었으나
3. 1999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후
4. 2000 쓰러진 기둥들을 다듬으며
5. 2001 '희망'이라는 집
- 에필로그
길 한복판에 무너져 있는 집
아직 집이라는 안정감이 형성되지 못한 어느 일요일, 어머니가 누나와 나를 새벽부터 깨웠다. 어머니는 빨리 외출할 준비를 하라며 무슨 일이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안 해주고 어디 갈 곳이 있다는 말만 했다. 버스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시청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신촌역 앞에 도착했다. 버스 한 번이나 지하철로 한 번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일부러 갈아타면서 가는 어머니의 의도는, 신촌역이라는 오래된 팻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드러나 보일 때쯤 되서야 알아 차렸다. 신촌역에서 한 시간여 정도 누군가를 기다렸다. 입에서는 입김이 나오고 추위로 인해 귀가 찢어지는 아픔을 느낄 즈음에 멀리서 낯익은 남자 한 명이 갈색 코팅된 안경을 쓰고 우리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10미터, 8미터, 열 걸음, 다섯 걸음....
흐릿하게 흔들리는 형상들은 점차 기억의 단편들과 맞물리기 시작하면서 이미지가 선명해졌다. 10개월 만에 보는 아버지. 그러나 달려가 안기거나 울면서 반갑게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10년이 넘도록 살아온 것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서먹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