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발표되는 작품들을 골라 한 권의 책으로 묶는 까닭은 아무리 문학을 멀리하는시대라 할지라도 정신없이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다운 글, 옳은글만 찾아 읽고자 하는 독자들이 있다는 확신에서이다.
이 책이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작품을 찾아 읽는 안내서의 구실을 자임하는 까닭은 문학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확실한 믿음 때문이다. 아무리 문학을 멀리하는 세상일지라도 우리들은 우리 문학을 지키고, 발전시켜 새로운 위치에 올려 놓아야 할 책무가 있다. 물질이 판치는 세상에서도 그 밑바닥에는 건전한 정신이 흐른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 문학을 이어 내를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1. 2002을 대표하는 문제 수필을 펴내면서
2. 옥수숫대
3. 그 아픈 이야기
4. 외도, 그런 짓들
5. 천황 모독죄
6. 어름치의 모녀
7. 잡초 가꾸기
8. 나비의 딸
9.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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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민 (168 P)
종금사나 투신사는 별로 정이 안가 그렇고, 은행 예금 이자는 너무 낮아 불안하다는 친구가 있다. 그가 돈이 많아 은행에 돈이나 많이 넣고 부자 대우라도 받고 싶어하는 말이 아니다. 평생 아니던 직장에서 1억 몇 천만 원 남짓한 퇴직금을 타 가지고 나왔는데, 처음에는 은행에서 이자를 12퍼센트쯤 받을 수 있어 그럭저럭 지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돈이 좀 줄고 해서 월 60여 만 원의 이자 소득으로 자기네 부부가 겨우겨우 지내는 실정이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은행 이자가 자꾸 낮아지고 있어서 큰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제 나이가 많아 취업도 못하고 전혀 어디서 무슨 지원을 받을 길도 없으니 큰 걱정이었다. 이제는 은행에 퇴직자를 위해 비과세로 높은 이사가 보장되는 무슨 좋은 상품이 없는 한 그는 참 큰일이었다. 금리가 내리면 주가가 오르니까 주식 시장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잘알지도 못하는 주식거래를 했다가 그마저 송두리째 날릴까 두려워 그에게는 그것도 할 일이 아니었다. 모처럼 만난 그가 엊그제는 솔직히 그런 자기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며 우울해 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