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침팬지에게 카메라를 들려줬다. 손에 들려주고 딱 5분만 에 침팬지는 파인더를 통해 무언가가 보인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더니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우리처럼 한 쪽 눈을 감고 등을 수그렸다. 사진 찍는 모양이 우리와 다를게 없었다. 카메라로 보이는 세상이 신기했던 것이다. '요놈 손가락에 맞는 카메라만 있다면 사진도 바로 찍을 수 있겠구나.' 나는 챔팬지와 사진을 통해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침팬지에게 내가 알고 있는 사진 지식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고 싶었다. 카메라를 매개로 하여 침팬지와 나눈 대화를 여기에 옮겼다.
오동명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사진과는 거리가 먼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제일기획에서 근무하다 국민일보와 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1년여 전부터 서울 세검정, 인사동 일대를 어슬렁거리며 동네 풍경을 흑백 필름에 담고 있으며, 동네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또 '서울의 달'을 지속적으로 찍고 있으며, 언젠가는 세계 모든 곳의 달을 찍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다. 1988년 한국 기자상, 1999년 민주시민 언론상 등을 수상했고, 저서로 <찰칵, 기자 오동명의 인물 96가지 이야기> <사진으로 세상 읽기> <당신 기자 맞아?> <신문 습격사건> <바늘구멍 사진기> 등이 있다.
현재 인왕산 치마바위 자락에 산장 스튜디오인 흑백사진 작업장 '하늘마당'을 꾸려놓고 살고 있다.
[1] 할 수 있을까?
1. 카메라는 기계가 아니다
2. 사진의 첫 걸음마는 균형감각 익히기
3. '김치'와 '치즈'에서 벗어나자
4. 정면을 피해봐!
5. 생생하게 기록하는 장난감, 카메라
....
[2] 할 만한데!
1. 왜 늘 배경을 뒤에서만 찾으려고 하니?
2. 보이지않아도 들리는 얘기
3. 살아 있는 손
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드
5. 아이의 잠버릇을 찍어보자
....
[3] 별거 아니네!
1.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서 벗어나자
2. 거울로 사진 배우기
3. 번개와 달을 잡다
4. 플래시로 그림자 그리기
5. 관점과 시점
....
할 만한데! (151 P)
침팬지 : 어떤 렌즈를 쓰느냐에 따라 무척 다른 사진이 나오는구나. 이상야릇하게 찍힌 사진들은 바로 이런 렌즈에 의해 변형된 것이군.
나 : 렌즈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익히면 우리 눈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별세상을 체험할 수 있지. 우리 눈이 카메라를 따라갈 수 없는 기능이 있다면 각종 렌즈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그런데 약을 잘못 복용하면 건강을 해치듯이 렌즈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왜곡되게 경험한 과장된 시각을 갖게 되어 사물을 정상적으로 보는 안목마저 혼란스러워 질 수 있어.
특히 신문사진에서 종종렌즈를 오. 남용해서 왜곡 보도를 하거든.
우리나라 신문은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잖아. 사진이 이런 신문의 하수인 노릇을 자청하고 있고.
현재 설마 침팬지보다 못 찍을까 - 생각을 바꾸면 더욱 즐거워지는 사진 배우기에 등록된 서평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