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성체성사는 미사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으나, 이러한 성체성사의 배경에는 배고픔의 고통을 통해 야훼와의 관계를 정립시키려는 뜻이 담겨져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의미로 성서에 나타난 성체성사의 생성과정을 다시 살펴본다면 성체성사의 역사는 예수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창세기의 기록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규격화된 예식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시발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리라. - 머리말 중에서
김무길
1942년 생. 잠시 예수회에 머물렀으며, 서강대학교 직원으로 근무 중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 수감되었다. 출소 후 전주교구 신태인성당과 효자동성당, 그리고 성프란치스코수녀원에서 일했다. 이후 의료기관에서 일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사회교육원 노인복지 전문과정 수료 후 '노인생활공동체'를 준비중이다.
성서는 왜 먹는 것과 관련된 내용들을 그토록 많이 기록하고 있는 것일까?
창세기를 살펴보면 천지창조 이야기 다음에 나오는 것이 바로 하느님이 인간에게 먹거리를 주는 이야기이다.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낟알을 내는 풀과 씨가 든 과일나무를 준다. 너희는 이것을 양식으로 삼아라. 모든 들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위를 기어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도 온갖 푸른 풀을 먹이로 준다." (창세기 1장 29~30절)
그리고 대홍수 때에 하느님이 노아에게 먹을 것을 준비하라고 명령한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너는 먹을 수 있는 온갖 양식을 가져다가 너와 함께 있는 사람과 동물들이 먹도록 저장해 두어라." (창세기 6장 21절)
이상의 두 이야기는 그 내용면에서 보면 하나의 동질성을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살아서 움직이는 것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의 해결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를 구태여 이처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