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1960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났다. 1979ㄴ년에 숭실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여 조요한, 최명관, 안병욱 등 개성 있는 선생님들의 영향을 받으며 철학을 공부했고, 학문과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 참여를 하시는 이삼열 선생님의 지도 아래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연구하여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92년부터 만 7년동안 뉴욕 주립대, 버팔로 대학에서 해석학과 정치철학, 윤리학을 공부했다. 1999년 귀국 후에는 한나 아렌트의 〈정치적 개념〉,〈정치적 판단이론의 합리성 문제〉 등 여러 논문을 발표했고, 아렌트의 저술을 번역하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숭실대와 경기대에 출강 중이다.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1] 제1장 인간적 삶의 조건과 정치
1. 정치의 출발-인간의 복수성
2. 정치 행위와 언어
3. 정치적 인간과 쏘온 로곤 에콘
[2] 제2장 인간은 정치적 동물인가, 사회적 동물인가
1. 고전적 의미의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2. 사회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3. 정치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4. 양자의 혼재성-로스트로포비치와 카잘스
5. 인가은 정치적 동물이다
[3] 제3장 정치와 진리
1. 철학으로 접그한 정치-플라톤의 정치철학
2. 누가 왕이 될 것인가-동굴 이야기
3. 정치적 삶과 철학자
4. 정치는 진리의 영역이 아니다
[4] 제4장 정치가의 정치와 시민의 정치
1. 사회적인 것을 위한 합의
2. 정치적 의견의 타당성, 대표성
3. 타당한 의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4. 정치를 책임지는 시민
[5] 시민 연대와 권력
1. 시민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2. 세계적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3. 법, 폭력, 권력
-맺는 말
-글을 쓰고 나서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정치적 삶과 철학자
스승과 다른 길을 간 플라톤
플라톤이 국가에 대해 생각하고 내린 처방은 소크라테스의 입장과는 달랐다. 플라톤이 처음에 썼던 소크라테스에 대한 회고 수준의 대화편을 보면,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었다. 의견은 각 사람이 자기가 처한 삶의 환경에서 자신의 고유한 입장에 따라 형성된 것이고, 소크라테스는 그의 의견에서 논리적인 진리를 낳을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갔다. 그리고 일 대 일의 대화를 통해 대화 상대자를 설득해갔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이 무지함을 인식하고 토로했던 것은, 자신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절대적 진리를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과, 삶의 진리라는 것이 설사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한 개인에게만 타당할 뿐이라는 것, 그리고 개인을 위해 참으로 선한 것은 자신의 의견을 검토하고 의심함으로써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 델포이 신탁의 수수께끼 같은 내용은 소크라테스로 하여금 진리가 인간에게는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 '의견'이란 주관적 환상도 아니고 진리를 자의적으로 훼손한 것도 아니다.
법정에 서서도 소크라테스는 대중적, 정치적 연설이 아닌 여전히 일 대 일의 대화 방식을 사용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려 했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이 진실된 것임을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법정의 시민은 설득적인 대화 방석의 연설에 고무되지 않았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인간의 복수성이라는 개념에 바탕을 둔 아렌트의 정치 개념과 이를 적절히 다루는 인식의 틀로서 제시된 판단 이론은 우리가 문제삼는 문화 담론에 그대로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한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결론을 마무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