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얼굴은 넓적, 콧구멍은 뻥 뚫렸고, 엉덩이는 오리 엉덩이. 학교 다닐 땐 늘 일이등만 했대. (성적표를 본 적은 없어!) 그리고 만날 군대 얘기하면서 씩씩한 척해. 사실은 겁쟁이야. 정말이야! 나랑 닮은 점이라곤 거의 없어. 참, 닮은 점이 있다! 목욕탕에 가서 때 미는 걸 무지무지 싫어한다는 거랑 안으로 쑤욱 들어간 배꼽.(이건 비밀이야!) 엄마는 나랑 아빠랑 똑같이 철이 없대. 그래도 아빠는 나랑 친구할 거래. 치, 누구 맘대로? 우리 아빠가 내 친구가 될 만한지 어떤지, 한번 들어 볼래?
노경실
노경실 선생님은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82년에 <누나의 까만 십자가>로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서 당선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1992년에 <오목 렌즈>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면서 작가로서의 자리를 더욱 굳혔으며, 탄탄한 글 구성에 현실감 있는 묘사, 빠른 글 전개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한몫에 사로잡고 있는 작가입니다.
작품으로는 <아버지와 아들>, <상계동 아이들>, <지하철을 탄 천사>, <떡볶이 동네 이야기>, <복실이네 가족 사진>, <동화책을 먹은 바둑이>, <갑수는 왜 창피를 당했을까>, <열 살이면 세상을 알만한 나이>, <바둑이는 밤중에 무얼할까> 들이 있습니다.
심은숙(그림)
심은숙 선생님은 1971년 서울 변두리의 작은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하셨으며, 졸업후에는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 그 공연 속에 필요한 동화를 그리기도 하셨답니다. 선생님은 동작과 표정을 그릴 때 가장 신이 난다고 합니다. 달리는 자연을 그릴 때는 진짜 숨으 헉헉 내쉬며 그리기도 하고, 표정은 주로 거울을 보고 그린다고 합니다.
<상계동 아이들>, <보리 아기 그림책>, <여우 누이>, <꼬마 마법사 수리수리>, <동화책을 먹은 바둑이>, <소 염소 코 코끼리>, <아버지의 커다란 장화>들의 작품에 그림을 그리셨습니다.
1. 이 책을 읽는 친구들에게
2. 아빠, 내 배꼽 좀 보세요
3. 아빠는 바보야
4. 아빠, 미미 손을 잡았어요
5. 아빠는 겁쟁이야
6. 우리 아빠는 내 친구
아빠, 내 배꼽 좀 보세요
나는 불쌍하게도 피자 때문에 늘 고개를 끄덕이지만 기분은 안 좋단 말이야. 다른 애들은 아빠랑 물장구도 치고, 서로 등도 밀어 주면서 놀기도 하는데 나는 혼자서 다 한단 말이야. 그렇다고 엄마한테 이를 수도 없어.
"현호야, 엄마한테는 아빠랑 같이 열심히 때 밀었다고 해야 된다. 그래야 엄마가 신경질을 내지 않지. 돈 아깝다는 말도 안 하고 말이야. 우리 아들 착하지."
난 착하지 않아. 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혹시 우리 아빠가 새아빠인가? 그러니까 나랑 발가벗고 목욕하는 걸 싫어하는 건지 몰라.' 교회 선생님한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
"사람은 가진게 하나도 없을 때, 욕심을 다 버렸을 때 정말로 착해지고, 솔직해진단다. 아담이랑 이브도 에덴동산에서 살 때 발가벗고 살았는데 그 때는 죄를 짓지 않았지.. 그런데 뱀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