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의 산문에는 '있는 세계' 또는 '현실 세계'에 대한 사색과 비판을 통해 '있어야 할 세계' 또는 '실현해야 할 세계'로의 모색과 지향이 배어 있다. 준엄한 현실 풍자와 고전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온고지신의 참뜻을 새삼 일깨운다.
18세기 중세 조선의 어둠 속에서 근대에의 여명을 밝힌 실학사상의 거두이자 탁월한 문장가입니다. 우리에게는 보통 열하일기 나 양반전 의 저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상가·문장가로서의 그의 진정한 면모는 산문을 통해 더욱 분명해집니다.
오늘날 흔한 신변잡기식 산문과는 달리 정통 한문학의 주류로서 역사상 공전절후(空前絶後)의 경지에 올랐다는 연암의 산문에는 그의 정치(精緻)한 사유의식, 참신한 문학이론, 인생에 대한 심오한 깨달음 등 본질적인 내용들이 오롯이 녹아 있습니다.
명문 양반가의 자손으로 태어난 그는 양반사회에 편입되지 않고 현실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민(民)의 세계에 주목하였습니다. 이 민을 잘살게 하기 위해 중국의 앞선 문물과 제도를 올바로 배워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역설하였고, 짧은 관료생활을 통해 실천해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혁적인 그의 사상과 실천이 당시 사회에서는 이단아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는 그만큼 신산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문학을 통해, 저술을 통해, 자신의 사상과 생각을 거침없이 밝혀나가는 선구자적 모습을 보였습니다.
글을 옮기면서
제1장 마음으로 보라 자신의 본분으로 돌아가라 / 까마귀는 검은 새인가 / 말똥구리의 미덕 / 개미·파리·사슴·코끼리의 크기 / 공작새의 빛깔 / 앵무새의 지혜 / 코끼리 이야기 / 나를 비우고 마음을 맑게 하라 / 영원한 것은 없다 / 마음으로 보라 / 유추해서 보라 / 사리탑에서 도를 구하지 말라 / 하룻밤에 아홉 번 강을 건너 / 이름이란 내가 아니다 / 잊어야 이루리라 / 도(道)
제2장 학문과 문학의 길 사마천과 나비 잡는 아이 / 참다운 독서 / 작가로서의 삶 / 문학과 민생 / 법고창신 / 조선의 국풍 / 아름다움과 실속 / 진짜와 가짜 / 편지를 어떻게 쓸까 / 문장 작법과 병법 / 땔나무를 지고 소금 사라고 외친다? / 글 쓰기의 네 가지 / 사실적 표현 / 문학비평은 어떻게 / 기생옷이 전통복장 / 물 속에서 달을 건지랴 / 학문이란 / 선비와 독서
제3장 조선의 현실과 북학 북학(北學) / 자연의 이용 / 꿈에 중을 보면 문둥이가 된다 / 『열하일기』의 내력 / 깨진 기왓장과 똥거름 / 벽돌과 기와 / 가마제도 / 수레제도 / 말 타는 법 / 조선의 목축 / 중국의 괴로움 / 천하대세를 살핀다 / 토지소유를 제한하다
제4장 복어알 같은 벼슬살이 옥새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다 / 교육이 우선이다 / 가난 구제도 예를 따라야 / 인사고과 / 복어알 같은 벼슬살이 / 하풍죽로당을 단장한 뜻은 / 참는 것만 능사이랴 / 묵은 간장도 그릇에 담기 나름 / 은둔하게 만드는 세상 / 도요새와 신천옹 / 벼슬아치 / 아전도 벼슬아치다 / 노비도 사람이다 / 수절과 열녀 / 사대부의 삶 / 나쁜 인간들
제5장 나의 벗들 국경을 뒤로하며 / 친구를 잃은 슬픔 / 진정한 친구 / 이덕무와 박제가 / 완물상지 / 홍대용의 벗들 / 객기 / 이 세상의 친구 / 나의 선배 홍대용 / 나의 벗 유언호 / 나의 벗 정철조 / 벗들을 죽게 하는 사회 / 타락한 교우 / 똥푸는 사람과의 우정
제6장 제비바위의 정경 나의 자화상 / 제비바위 골짜기의 정경 / 한여름 밤의 풍류 / 나의 스승 이양천공 /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서 / 혼자만의 즐김 / 머리 기른 중 / 금주한다고 자신이 지켜지랴 / 통곡할 만한 자리 / 호박의 미덕 / 불사약을 먹으랴 / 어느 곳에서 이별을 하랴 / 나의 누님 / 상상의 추락 / 떠날 때 떠나라 / 무지개 / 악기 소리와 자연 소리 / 책을 안 빌려주는 자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