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교수의 통쾌한 외침! 꽉 막힌 나라 대한민국!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나라! 이제 살 길 좀 만들어 봅시다. 말 길이 뚫려야 살 길이 보입니다.
말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인간 커뮤니케이션 제안! 상대를 유일한 존재로 대하라. 상대를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인간 커뮤니케이션이다. 교사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의사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이렇게 대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라. 상대를 외부 조건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인간 커뮤니케이션이다. '경상도 놈들은' '돈 많은 놈들이란 모두' '많이 배운 놈일수록'이란 생각 전에 '저 사람만이 가진 독특한 특성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보라. 상대를 주체적인 존재로 대하라. 상대를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자율적인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 인간 커뮤니케이션이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저 사람 이렇게 반응하겠지? 그러면 난 또 이렇게 대응해야지'하고 계산하지 마라. 인간은 사물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다. 상대의 사고 능력을 인정하라. 상대의 독특한 사고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인간 커뮤니케이션이다. 당신이 지금 대하고 있는 사람은 돈버는 기계, 밥짓는 기계,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녀이다.
박영근
아담재 대표 컨설턴트 겸 연구소장. 1954년 생.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과정을 마친 이후 미국 남미시시피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귀국 이후 한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후학을 가르치면서 한국사회의 의사소통 부재에 관심을 갖고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연구, 다양한 연구와 특강활동을 펼쳤다. 2002년 10월부터 CBS 라디오 '크리스천 매거진'진행을 맡고 있다.
- 머리말
[1] 밀실에서 광장으로
1. 대한민국이 말을 시작했다
2. 개인기 85점, 의사소통 20점
3. 두 얼굴의 대한민국
.....
[2]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1. 같은 말이라도 이렇게 다른데
2. 내 말 끝났으니 나가봐
3. 내 말대로 할 수 있겠지?
.....
[3] 인간적인 혹은 비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
1. 김경서는 하나뿐이에요!
2. 아하, 고향이 남쪽이세요?
3. 계산대로 잘 안 되십니까?
.....
[4] 인식,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
1. 김히, 할애비 앞에서 안경을 까디니!
2.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3. 어-머니(money)가 오셨다고?
.....
[5] 나는 어떤 사람인가?
1. 내숭 혹은 푼수
2. 승자 혹은 패자
3. 적 혹은 맞수
.....
[6] 나와 네가 벌이는 협상, 커뮤니케이션
1. 짝사랑을 하세요!
2. 아바타를 아십니까?
샘이 깊은 물은 마르지 않는다.
자기 표현의 두 번째 방해 요인은 계속해서 자신을 드러내다 보면 점점 신비감이 없어져 결국 상대가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입니다. 지금은 나를 잘 모르니까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다 알고나면 흥미를 잃어 떠나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식의 걱정이죠. 이런 걱정에 대한 저의 대답은 쓸데 없는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에 관해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도 다 알지 못할 만큼 복잡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조하리 창에서도 확인했듯이 우리는 자신에 관해 알지 못하는 자아를 두 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아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 '눈먼 자아'와 나도 모르고 상대도 모르는 '미지의 자아'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자신을 다 드러내고 싶어도 사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 자신을 다 드러내고 나면 더 이상 말할 것이 없으리라는 걱정은, 자신을 사람이 아닌 사물로 보는 오해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은 마치 깊은 샘물 같아서 아무리 펴내도 마르지 않습니다. 더욱더 차고 맑은 물이 흘러나오죠. 우리는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인색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적절함의 원칙에 맞춰 자유롭게 자기를 표현하면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정의를 알아보면서 커뮤니케이션에는 내용과 함께 관계가 포함되어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같은 내용의 말일지라도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지면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두 남녀가 교제하는데 만나 첫날 남성이 "나 재수했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고 합시다. 이때 그 이야기를 들은 여성은, "같은 학년이지만 나이가 많다는 것을 알아두라는 말'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재수하는 동안 그가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똑같은 이야기, "나 재수했어."라는 말을 듣게 되었을 때는 그 느낌이 처음과 많이 다를 것입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두 사람의 관계에 따라 이렇게 그 의미가 달라지는 만큼, '나 자신을 다 드러내고 나면 신비감이 없어져...' 라는 식의 걱정은 정말 쓸데없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