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학살을 예술화하는 것이 정당한가. 아유슈비츠 이후에도 예술은 존재한다고 보고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다방면으로 탐구한 책. 문학 연구가 역사와 이데올로기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아직도 다른 학살과의 비교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유대인 학살을 취급한 문학이 다른 문학과 어떻게 구별될 수 있고 그러한 비교가 제기하는 문제점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꼼꼼하게 살폈다.
이상빈
1956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문학에 뜻을 두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하면서 '전쟁문학'으로 주제를 좁혀갔다. 그리고 그 관심을 연장시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다룸 예술의 여러 장르에 대한 연구로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산가족의 자식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작용한 듯하다. 어린 시절을 억압했던 주제가 '이산'의 문제였는데 이젠 그것의 미학적 극복이 과제로 남았다.
현재 한국외구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재직중이며, <롤랑바르트가 쓴 롤랑바르트> <문학과 예로티시즘> <유럽 여행 유럽 이야기>등의 저역서와 그가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문예지 <문학과 의식> <미네르바>에 발표한 글들이 있다.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1] 제1장 글쓰기를 통한 역사에의 질문
1. 왜 지금인가?
2.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개념과 사건들
3. 학살의 기원에 대한 학자들의 입장
4. 나치 수용소와 소련 수용소의 비교 가능성
5. 반유대주의의 역사
[2] 제2장 수용소 작가들, 수용소 글쓰기
1. 연구 현황
2. 주요 수용소 작가와 작품들
3. 개별적 작가 분석
4. 공포의 공유? - 수용소에 대한 문학적 해설을 둘러싼 텍스트 내외적인 문제들
[3] 제3장 증언의 현재화
1. 유희와 현실의 만남, <인생은 아름다워>
2. <쇼아>를 통해 고찰한 다큐멘터리
[4] 제4장 쇼아, 그 이후 - 유대인, 유대교, 유대성
1. 유대인과 프랑스인
2. 종교적 고찰
3. 쇼아와 이스라엘
4. 통합적 연구를 위하여
-맺는 말
-글을 마치며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쇼아>를 통해 고찰한 다큐멘터리
이 시점에서 영화 <쇼아>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쇼아>는 전 세계적으로 숱한 토론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사를 빛낸 영화들은 많지만, 영화 한 편이 개봉 이후 이토록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쉰들러 리스트>와 비교해본 이 영화에 대한 고찰은 두 가지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매스미디어와 역사가들의 관심 대상을 넘어서 영화 자체에 대한 성찰뿐만 아니라, 예술의 재현체계 자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영화는 교육적 효과가 대단히 뛰어난 작품인 터에 12년 동안 지속적으로 '쇼아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신드롬은 란츠만이 취급한 주제와 그 주제를 취급한 방식에서 기인한다. 이 영화는 쇼아를 보여주기를 포기하는 대신 상기시켜주며, 또 역사의 주인공들(희생자, 사형집행인, 목격자들)의 대화가 현재화되어 있다. 이러한 형태가 쇼아가 아닌 다른 주제의 영화에도 구사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쇼아의 유일무이성, 특성, 역사 속의 위상에 대한 광범위한 질문과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도 다른 영화를 만들어볼 가능성이 있는지의 질문으로 연장되고 있다.
현재 아우슈비츠 이후 예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041)에 등록된 서평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