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출판사의 '우리 시대' 시리즈가 2000년 4월 <한국의 정체성>으로 첫선을 보인 이래, 2001년 10월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로 50번째 권을 맞이했다. 이 책은 '우리시대' 시리즈의 각 권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모은 서평집으로서, 그간의 자취를 반성하고 새로운 출발점을 모색한다는 의미가 있다.
문화평론가 김성기, 문학평론가 황종연, 경제학자 김수행, 참여연대 사무총장 박원순, 한양대 사학과 교수 임지현 등의 지식인들이 해당 책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토대로 각 권의 주제를 명쾌하게 풀어준다. 나아가 책의 저자들이 가졌던 시각과 다르게 보는 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 서문/잠시 멈추어 서서
1. 다시, 문제는 정체성이다
2. 주체적 근대화를 위하여
3. 악기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국 음악사
4. 가족의 신화에 대한 비판적 사고의 실험실
5. 기술에 담는 정치적 희망 -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사회적 함의
6. 반갑다! 다당한 상무정신
7. 정당성! 어떤 정당성?
8. 북한철학 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도
9. 우리 역사의 여왕들을 통해 숙고하는 오늘의 삶
10.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의 접점 찾기
11. 은유로서의 하이퍼텍스트
12. 오늘, 이 땅에 발을 내디딘 정치철학
13. 지구화 논의의 발전을 위하여
14. 중국 전통과 변용의 고리
15.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이하 생략>
정당성! 어떤 정당성?
철학과 문학은 과연 만날 수 있는 걸까? 이 까다로운 질문에 확실한 답변을 내놓을 만한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철학과 문학 비평, 그 비판적 대화>의 저자 김영건에 따르면 철학과 문학은 만날 수 있다. 대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는 말인가? 철학과 문학은 세계와 인간의 진리를 탐구하고 발견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근친 관계에 있지만 외형의 차이는 확연하다. 철학과 문학의 외형의 차이는 탐구하거나 발견한 진리를 언어로 표현하는 방식에서 명백하게 확인된다. 철학과 문학의 사조가 다양하고 그런 만큼 그 의미가 복잡하게 정의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철학이 논증적이며 객관적인 언어로 진리를 표현하는 데 반해, 문학은 직관적이며 주관적인 언어로 진리를 표현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이해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철학과 문학의 만남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은 회의한다.
그런데 저자는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철학과 문학은 만날 수 있으며, 만남의 장소는 문학비평이라고. 그리고 그 만남의 성격은 철학과 문학의 진정한 소통을 위해, 또는 철학과 문학의 진지한 성찰과 토론을 위해 비판적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믿는다. 철학과 문학비평의 비관적인 대화? 여기서 우리는 '비판적' 이라는 말이 함축하는 의미를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그 의미는 논리의 정당성 확인과 검토로 정리될 수 있다. 아래의 글을 읽어보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