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은 경전의 하나로서 '진리의 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 내용이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면서도 깊은 사색을 담고 있으므로, 인도에서는 불교의 입문서인 동시에 오의서로 읽히고 있다. 경문이 시구로 되어 있는 <법구경>은 한 마디로 인생의 교훈을 엮어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법구 가운데 정수라 할 만한 것을 뽑아 일상적인 예를 들고 알기 쉽도록 상세하게 주석도 단 이책은, 정신적으로 늘 쫓기는 모든 현대인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줄 지침서가 될 것이다. 또한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기도 하다.
마츠바라 타이도
1907년 도쿄에서 출생하여 와세다 대학 문학부를 졸업했다. 임제종 묘심사파교학부장을 지냈다.
저서 : <반야심경 입문>, <관음경 입문>, <불교 입문> 등이 있다.
- 이 책을 읽는 분에게
1. 고제
2. 집제
3. 멸제
4. 도제
집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사태와 양상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병에 걸렸으면 먼저 증상을 잘 살펴서 병의 원인을 알아내야 합니다. 증상과 원인을 알면 치료법이 정확히 강구될 것입니다. 우리는 앞 장에서 '인새의 양상은 괴로움이 실정'이라고 그 실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괴로움도 감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실체임이 분명해졌습니다. 즉 '고제'를 배운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인생 괴로움의 원인'을 배우기로 하겠습니다.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인의 진리를 '집제'라고 말합니다. '집'은 '사물이 모여서 일어나기 위한 원인'입니다. 이 원인은 크게 갈애와 무상으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갈애란 우리가 곳곳에서 열락을 추구하는 마음의 갈증 현상입니다. 그 갈증의 현상 중 하나가 탐욕이며 "탐욕보다 강력한 불길은 없다"고 251번의 법구는 한탄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메말라 있기 때문에 불길이 강하게 타오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태워 버립니다. 갈애는 충족되지 않으면 증오로 반전됩니다. 증오는 다시 분노가 되어 폭발합니다. "분노보다 강한 악력은 없다"고 법구는 노래하고 있지만 악력이란 사물을 붙잡으면 놓지 않는 집착력입니다. 분노의 악력은 굉장합니다. 갈애는 또한 어리석음(망상)으로 변합니다. '망상'이란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고 잘못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오해하기 때문에 그물에 비유하여 '어리석음보다 촘촘한 그물은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메마른 골짜기에 탐욕이나 분노나 어리석음의 물결이 갑자기 흘러 가면 개천이 넘쳐 지성도 교양도 모두 떠내려가 버립니다. '애욕을 능가하는 빠른 물결'은 없는 것입니다. 갈증은 불을 불러들이는 동시에 물도 불러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