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표적인 여류작가 루이제 린저의 처녀작이자 대표작.
그녀의 작품들 거의가 그러하듯, 이 작품에서도 샘물처럼 솟아나는 여성의 섬세함 예지와 비단결 같은 필치로써 한 소녀가 성장해 가는 종교적.정신적인 발전 과정을 파헤치고 있다.
루이제 린저 (Luise Rinser)
1911년 독일 피츨링 출생. 부친은 학교 교사였고 집안 전체가 독실한 기독교가정이었다．그녀가 문학에 눈을 뜬 시기는 14살 때．독일어 교사로부터 비극적인 시인 휠더린의 생애를 듣고 휠더린의 '히페리온'을 암송하며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뮌헨대학에서 심리학과 교육학을 공부한 그녀의 독서력은 왕성했다．니체 헤겔 쇼펜하우어 베르자에프 가브리엘 마르셀 야스퍼스 하이데거 등의 책을 모두 이 시기에 읽었다．그녀는 어린시절 소망대로 대학졸업후 1935년부터 고향에서 교편을 잡았다．그러나 그 무렵 학교로부터 나치에 가입하라는 독촉을 받았고，가입을 거부하자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1939년 젊은 작곡가와 결혼해 가르치는 일 대신 글을 쓰며 작은 행복을 맛보던 린저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다음해 처녀작 <파문>을 완성했다．이 소설을 읽은 헤르만 헤세가 병상에서 찬사의 편지를 보낼 정도로 반응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 작은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광풍은 그녀에게도 다가왔다．1944년 사랑하는 남편이 정치적으로 불순하다는 이유로 징집돼 러시아 전선에서 전사하고 만다．또 린저는 히틀러 정권에 반발했다는 이유로 작품 출판금지를 당했고 항상 게슈타포의 감시를 받았다.
린저의 반나치 활동은 굽힘이 없었다．1944년 10월，국가반역죄와 군사력 파괴죄로 구속돼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 종전돼 1945년 석방된다．린저는 종전후 <옥중기>를 통해 이때의 경험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이 작품을 계기로 그녀의 문학세계는 자신의 내면 풍경을 묘사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류의 세계사적 비극에 눈을 돌리게 됐다.
1950년 대표작인 <생의 한가운데>를 발표했으며, 1970년대에는 북한을 방문하며 김일성 주석과 친하게 지냈다. 고 윤이상과도 각별한 교분을 유지하며 그의 전기를 쓰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