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학교 5학년 금이는 설봉산 아래 작은 마을, 설피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 마을 사람들은 메눈취를 가장 많이 캐는 할머니를 '메눈취 할머니'라고, 할머니를 쏙 빼닮은 금이를 '메눈취 아가씨'라고 부른다. 그러나 씩씩한 금이도 할머니가 몸져 누운 뒤로는 작은 일에도 마음이 쓰이고 두렵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버릴 것 같아서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와 새엄마, 그리고 동생! 어린 금이가 감당하기엔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금이는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가장 먼저 파란 싹을 틔우는 메눈취처럼 이 모든 충격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우봉규
우봉규는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황금사과》로 동양문학상을, 《客史》로 월간문학상을, 《南台江曲》으로 海印賞을 수상했다. 그리고 《눈꽃》이 한국일보사의 광복 50주년 기념작에 당선되면서 작가적 위치를 굳혔고, 《갈매기야 훨훨 날아라》로 계몽사 아동문학상을 받으면서 동화작가로도 자리를 잡았다. 대표작으로는 《은빛 여우왕》, 《사과꽃 떨어지면 사과 열리고》들이 있으며, 그의 동화는 매끄러운 글과 글 전체에 흐르는 서정성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상권 (그림)
이상권은 1965년에 춘천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엄마 없는 날》, 《잔디숲 속의 이쁜이》, 《날아라 풀씨야》, 《80일간의 세계 일주》들에 그림을 그렸다.
1. 메눈취꽃 아가씨
2. 이상한 아저씨
3. 쪽빛강 별똥별
4. 용감한 금이 신랑
5. 산삼을 찾아서
6. 추전역의 눈보라
7. 빙어잡이
8. 다시 봄은 오고
용감한 금이 신랑
소란하던 교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새 운동화에 땡땡이 원피스를 입은 금이가 들어와서였다.
"야아, 대단한데?"
누군가 그렇게 말하자 모두들 금이를 쳐다봤다. 금이는 현수 엄마와 약속한 대로 환하고 밝게 학교 생활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현수와 민규는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 선아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할머니가 편찮으시다며?"
"응, 조금. 곧 일어나실 거야."
금이가 학교를 못 나오는 동안, 선아의 하얀 얼굴이 까무잡잡하게 그을려 있었다.
"너, 많이 탔다?"
"막 돌아다녔으니까?"
그러지 않으려고 몇 번을 다짐했지만 어쩐지 선아하고는 말이 겉돌았다. 금이는 자꾸 말을 붙이려는 선아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책을 펼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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