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 밑줄 있음 동무 이제마는 좁은 소견을 버리고 견문을 넓히며 사지를 부지런히 놀려 일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보았다. 도덕적 정서가 가득한 건강하고 당당한 삶이 바로 장수이기 때문에 이는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 된다. 도덕적 삶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제마는 일생 동안 사상의학이라는 사상 체계를 적립해왔다. 우리가 그의 철학을 의학적 도덕관의 정당화라고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이제마의 사상과 의학의 철학적 배경, 다시 말해 유가적 배경을 가능하면 쉽게 전달하고자 씌어졌다. 이제마는 구한말에 의사이자 철학자로 살면서 어디에도 발견할 수 없는 새로운 인간학, 즉 의학과 철학을 모두 내포한 체계를 세웠다.
이창일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심리학과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적 세계관에 대한 의문이 동양철학에서는 근원적으로 의문의 자격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동양철학을 공부하게된다. 특히 기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그의 철학적 상상력을 자극했고, 그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대학원에서 동무 이제마의 사상체계를 탐구한 석사 학위논문을 썼다.
이제마의 문집초고본인 <동무유고>를 역주하면서 학문의 이론구조를 넘어선 인간적인 유대감을 느끼기도 했던 그는 평소의 관심을 좀더 구체적인 학문적 탐구의 토대위에 올려 놓기 위해 번역과 해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미권의 중국학 학자인 그레엄의 저술과 논문을 모아 <음양과 상관적 사유>라는 책으로 옮겼고, 심리학자 융과 물리학자 파울리가 공저한 <자연의 해석과 정신>을 옮겼으며, 조선 성리학의 독창적인 전개를 마련한 <주자언론동이고>를 역주해 출간할 예정이다. 현재 북송 시대의 도학자인 소강절의 <황극경세서>와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의 문자와 언어, 역철학을 살펴보는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 들어가는 말
[1] 학문의 목적 - 인성의 달성
1. 현대와 가까운 시대의 인물, 이제마
2. 철학과 의학에 관한 이제마의 연구
3. 맹자와 이제마
[2] 이제마의 생리학적 구도
1. 왜 이제마는 '4'를 중시하는가
2. 인체 생리학의 이해
[3] 이제마와 유가 사상
1. 천인 성명
2. 성명과 지행
3. 중용
[4] 사상인
1. 사상인의 특성
2. 임상에서 보이는 마음의 중요성
3. 사상인 구별법
- 맺는 말
- 주
-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천인성명 (61 P)
사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제마가 그리고 있는 인체 생릭학의 어휘를 앞 장에서 대강 살펴보았다. 이제 <동의수세보원>의 첫 장에 나오는 문장을 보자
천기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지방이고 둘째는 인륜이고 셋째는 세회이고 넷째는 천시이다. 인사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거처이고 둘째는 당여이고 셋째는 교우이고 넷째는 사무이다.
천기와 인사는 천과 인, 즉 하늘과 사람이라는 유학의 매우 고유한 범주를 달리 말한 것이다. 요즘 표현으로 천은 대략 잠재태를 말하고 인은 현실태를 말한다. 잠재태는 가능성, 즉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뜻한다. 이제마는 이것을 대동이라 표현했다. 현실태는 그러한 가능성을 제한하고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경정짓는 것을 말한다. 이제마는 이것을 각립이라 표현했다. 그렇다면 천기는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보편적이고 선천적 조건이나 구조를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사는 이러한 보편적 조건에서 개인각자가 구체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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