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하면 떠오르는 음악과 춤이 바로 땅고이다. 우리는 이를 영어식으로 탱고라고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땅고라고 부른다. 땅고는 연주로서의 땅고와 노래로서의 땅고 그리고 춤으로서의 땅고가 어우러진, 말하자면 음악과 충믈 혼합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구슬프고 애절한 춤이자 노래이고, 연주인 이 음악은 서양의 블루스 음악의 문화적 상대물이라고 할 수 있다. 땅고를 "춤추는 슬픈 감정"이라고 표현하는데, 더 이상 다른 말로 땅고를 표현하기는 어렵다. 땅고에 담긴 아픔과 슬픔은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온, 돈을 벌겠다고 홀로 이민을 온 사람들의 절망감과 외로움에 깊은 연관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창녀에게서 모든 감정을 다 해소할 수는 없지 않았겠는가. 말하자면 다 채울 수 없는 사랑, 즉 총체적인 사랑에 대한 향수가 땅고에 담기게 된 것이다.
저자 - 고부안 - 아리랑 TV심의의원, 무용 평론가로 주 아르헨티나/멕시코 한국대사관 문화 공보관이다. 아르헨티나 엘 살바도르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아르헨티나 살바도르대 한국문화사 교수를 역임했다. 이기백의 <한국사 신론>을 스페인어로 번역했으며, 논문으로는 <아르헨띠나의 인플레 정책>등이 있다.
나의 사랑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역사 속에 선 부에노스아이레스
춤과 음악으로 읽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인물로 찾아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예술작품이 널린 부에노스아이레스
문학으로 보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빛깔 다른 삶이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삶을 살찌우는 명물들
문제는 아르헨티나의 어느 면을 보느냐에 따라서 살고 싶고, 더 가고 싶은 나라가 되는 것이다. 도시로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넓고, 깨끗하고, 포용적이다. 발레의 신이라고 불린 바슬라브 니진스키의 부인인 발레리나 로몰로 풀스키가 "파리와 마드리드와 브뤼셀을 합쳐놓은 것 같은 도시"라고 표현한 거대한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못사는 남미의 허름한 도시가 아니라 유럽의 정돈된 도시 같은 인상을 주는 곳이다. 보통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는 관광객들은 7월 9일 가에있는 오벨리스끄를 보고, 아르헨티나식 식당에 가서 빠릴야다(소의 내장과 소시지, 고기구이 모듬)를 먹고, 대통령 궁이 있는 오월의 광장에서 사진을 찍는다. 밤에는 비에호 알마센과 같은 땅고 쇼를 하는 곳에 가서 음울하고 섹시한 땅고를 볼 것이다. 그리고 취미가 약간 고상한 사람이라면 산뗄모 지역에 있는 골동품상을 구경하러 가지 않을까 싶다. -p.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