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만 열두 살 아이들. 가정도, 학교도, 어느 곳 하나 아이들을 이해해 주는 곳은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 버린다. 자기를 가둬 둔 채 상처만 키워 가던 아이들이 드디어 서슴없이 자기 속내를 내뱉기 시작한다. 열두 살 가슴속에 소용돌이치는 이 진실들은 이제 어느덧 전설이 되어 우리 가슴을 촉촉히 적셔 준다.
지은이 ㅣ 고토 류지 1943년 일본 훗가이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을 졸업했다. 1970년 <대지의 겨울 친구들>로 노마 아동문예상을 받았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많은 주목을 끌었다. 주로 학교를 무대로 교실 폭력, 집단 따돌림, 교실 붕괴 같은 문제들로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그러나 어둡고 절망적인 빛깔은 보이지 않는다. 원래 사람이란 선한 존재라는 것을 굳게 믿어 온 작가의 희망과 작품 속에 따뜻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1. 아침 2. 새로 온 선생님 3. 고릴라가 교실에 4. 오늘부터 모든 것이 시작 5. 하야가와 억지 부리다 6. 민들레 7. 정글교실 8. 도우미들 9. 얄미운 1학년 녀석들 10. 30초 회의 ......
"그래도 이렇게 놓아두자. 분명 우리 마음이 전해질 거야." 선생님은 책상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또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음은 분명히 전해질 거야." 두 번째 중얼거림이 교실의 소란스러움을 잠재우고 말았다. "선생님, 혹시 종교 관계자?" 시라리가 의심쩍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교육 관계자." 선생님은 다시 수줍게 웃었다. "오호라! 역시 뭐든 다 안다, 이 말씀!" 갑자기 유카가 비웃었다. "그렇겠지, 선생이시니까!" 부루퉁한 불평쟁이 유카로 도로 돌아갔다. 선생님은 유카의 돌변에 놀라면서도 말없이 교탁으로 돌아갔다. "내가 아는 건 여러분 이름과 얼굴, 그리고 타니모토가 학교에 오지 않는다는 것뿐이에요." -p. 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