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을 찾고자 길을 떠난 용, 그녀에게 그리움과 열정의 대상인 얼룩 고양이, 꼬마 용이 정체성과 세상살이에 회의를 느낄 때 힘을 주는 마법사. 비현실적이고 허무맹랑한 이 책의 주인공들은 본분을 다해 그날 그날을 열심히 살지만 별 감동이 없는 우리의 일상에 꿈과 희망을 되찾아주는 동시에 고단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넘을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안드레아 슈바르츠
1955년 독일 출신으로 작가이면서 경영 컨설턴트로도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고양이도 마찬가지> <나는 민들레를 좋아해> <다정함은 오색실처럼> 등 구체적이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감동적인 소재와 아름다운 문체로 10여 편의 작품 모두 30쇄 이상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마법사 모야와 보낸 이틀> 역시 1987년 초판이 나온 이후 판과 쇄를 거듭하면서 독일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그녀의 작품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거의가 다음 작품을 미리부터 기다리며 문의전화를 해온다는 출판사의 행복한 투정이 있을 정도로 그녀는 이제 독일의 "국민작가"가 되었다.
어른 용은 몹시 바빠서 면담 시간을 얻는 일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꼬마 용이 면담 목적을 밝히자 동굴 문은 활짝 열렸습니다.
몸 여기저기에 우둘투둘한 흉터가 있는 어른 용 앞에 섰을 때 꼬마 용은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용들은 하나같이 그 '어른'을 두려워했고 가능한 한 맞닥뜨리지 않으려 했습니다. 어디서 흘러나온 이야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누런 이빨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독한 입냄새는 거의 질식할 정도이고, 화났을 때 포효하는 소리는 고막이 찢어질 정도이고, 화났을 때 포효하는 소리는 고막이 찢어질 정도라고 했습니다.
어른 용이 꼬마 용을 찬찬히 뜯어봤습니다. 꼬마 용의 가슴이 두 방망이질쳤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그러니까.... 네가 고향을 떠나겠다고? 그러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고 연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굵직하다 못해 웅웅거리는 목소리로 그가 물었습니다.
"아뇨, 아니에요. 저는 벌써 각오가 돼 있어요."
꼬마 용은 대담하게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으래? 대체 무슨 각오가 돼 있다는 게냐?"
어른 용이 흥미롭다는 듯 되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