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 인간은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와도 같았다.
인간은 자연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인 상태로 힘들고 불편하게 살았다. 그러나 인간의 가슴속에는 항상 삶에 대한 열정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이러한 열정은 인간의 거침없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아름답고 다채롭기 이를 데 없는 놀라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신화는 이렇게 탄생하였다. 신화 속에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에게는 동화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신화는 동화가 아니다. 신화 속에는 자연과 삶과 이 세상을 바라보는 고대인의 시각이 들어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고대 민족에게 신화는 종교이기도 하였다.
고대 그리스인은 그리스의 아름다운 경치와 인생 그리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사랑으로 신화를 엮어냈다. 그 결과 그리스에서는 모든 고대 신화들 가운데 가장 멋있는 신화가 탄생하였다. 인간은 신화 속에서 영웅들을 찬미했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올림포스의 신들을 만들어내서 숭배했다. 그 최종 결과물은 역설적이다. 죽어야 하는 운명을 지닌 인간의 마음속에 살았던 불사의 신들은 결국 멸망했지만 그 자리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불멸의 작품, 그리스 신화라는 걸작품이 대신 남은 것이다. 오늘날에도 그리스 신화는 모든 이에게 선함과 아름다움의 의미를 가르쳐준다.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그리스에서 태어나 그리스에서 자랐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대해 전문적인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스 신화 시리즈>를 위해서 25년 간의 준비과정을 통해 1989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이 문학상인 피에르 파올로 베르제리오상을 수상했다.
야니스 스테파니데스(그림)
1923년 그리스에서 태어나 아테네 있는 예술학교에서 미술공부를 했다.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와 함께 신화연구를 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1989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이 문학상인 피에르 파올로 베르제리오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에서 수상했다. 현재 그리스에서 삽화가로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 고대 그리스 사상의 대담함
1. 인간의 다섯 시대
2. 인류의 보호자 프로메테우스
3. 데우칼리온의 대홍수
4. 프로메테우스의 끔찍한 고통
5. 달, 새벽 그리고 해
6. 행복의 신 디오니소스
7. 염소의 발을 가진 판
8. 뮤즈와 카리스
9.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10. 바람의 신들
11.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12. 펠롭스와 오이노마오스
13. 에우로페와 카드모스
14. 제우스의 아들인 제토스와 암피온
15. 니오베의 자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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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신 디오니소스
제우스가 하늘과 땅의 위대한 통치자였던 아득히 먼 옛날에 모든 그리스의 도시는 디오니소스 신을 기념하여 축제를 열었다.
아테네에서는 아테나를, 델포이에서는 아폴론을, 코린토스에서는 포세이돈을 주신으로 숭배했지만 디오니소스 신은 모든 곳에서 숭배되었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디오니소스를 숭배하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것은 그리스의 다른 신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일이다.
디오니소스에 대한 숭배가 그렇게 멀리, 넓게 퍼진 것에 대해 낯설어하거나 이상해할 것은 없다. 인간은 디오니소스를 금세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기분 좋고 명랑한 신이자 포도주의 신이었기 때문에 그를 기념하는 축제는 인간의 생활을 달콤하게 하는 잔치였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테베를 세운 카드모스의 딸 세멜레의 아들이었다. 그는 매우 이상한 과정을 통해 태어났다. 즉, 두 번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세멜레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은 올림포스의 영원히 죽지 않는 여신보다 뛰어나서 제우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는 신과 인간의 주인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사랑을 차지하는 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 세멜레가 제우스의 아들인 디오니소스를 낳을 때가 되었다. 제우스의 부인 헤라 여신은 아름다운 세멜레에게 질투가 나서 복수하기로 마음먹고 세멜레 앞에 나타나서 말했다.
"제우스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어.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제우스에게 신의 위엄을 차라리 당신 앞에 나타나라고 해봐. 당신의 요청을 어떻게 거절하는가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