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더불어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서이다. 정사인 <삼국사기>와 달리, <삼국유사>는 야사로서 단군신화를 비롯한 많은 구전설화, 불교에 관한 풍부한 자료뿐만 아니라 우리 선조의 사상, 문화, 생활상을 수록하고 있어 한국 고대의 역사학, 민속학, 국문학 연구의 기초 자료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편 몽고 치하의 시대적 상황하에서 일연이 우리 민족에게 일깨우고자 한 호국사상과 민족적 자긍심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가슴속에 생생히 전해온다.
일연
고려 후기 때의 승려. 호는 무극, 목암. 속성은 김씨, 이름은 견명이다. 장산에서 태어나 해양무량사에 들어가 학문을 닦았다. 1219년 출가하여 설악산 진전사의 고승 대웅의 제자가 되어 구족계를 받았다. 27년 승과에 급제한 뒤 현풍의 보당암 주지로 있으면서 참선에 몰두했다. 37년 삼중대사가 되고, 46년 선사에 이어 59년 대선사에 올랐다. 61년 원종의 부름을 받고 강화도로 가서 선월사 주지가 되어 지눌의 법을 계승하였다. 그 후 영일 오어사, 달성 인흥사, 청도 운문사 등을 다니며 설법과 강론을 편데 이어 선풍을 일으켰다. 81년 왕을 따라 경주에 머무르며 왕에게 법설을 강론하기도 하여 국존으로 추대되고 원경충조의 호를 받았다. 이후 군위의 인각사를 중건하고 89년 입적하였다. 한국의 고대신화와 민간설화를 수집.정리하고 향가를 비롯하여 불교관계 기사를 수록한 <삼국유사>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함께 고대사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1]. 탑상
1. 동경 홍륜사의 금당 십성
2. 가섭불의 연좌석
3. 요동성의 육왕탑
4. 금관성의 파사석탑
5. 고구려의 영탑사
...
[2]. 의해
1. 당나라로 유학 간 원광
2. 보양과 배나무
3. 석장을 부린 양지
4. 천축으로 간 여러 법사
5. 갖가지 모습을 나타낸 혜숙과 혜공
...
[3]. 신주
1. 요귀를 물리친 일본
2. 명랑의 신인종
3. 용을 항복시킨 혜통
[4]. 감통
1. 불교 행사를 기뻐한 선도 성모
2. 염불하여 서천에 오른 욱면 비
3. 광덕과 엄장
4. 문수보살을 만난 경흥
5. 공양을 받은 전신 석가모니
...
[5]. 피은
1. 요구름을 탄 낭지와 보현수
2. 명예를 피한 연회와 문수첩
3. 조용한 곳을 구한 혜현
4. 벼슬을 버린 신충
5. 포산의 두 성사
...
[6]. 효선
1. 효도와 선행이 아름다운 진정법사
2. 두 세상의 부모를 섬긴 대성
3. 넓적다리 살을 베어 부모를 봉양한 향득사지
4. 아이를 매장한 손순
5. 어머니를 봉양한 가난한 여인
- 발문
의해
처음에 법사가 당나라에 갔다가 올라와서 우선 추화군 봉성사에 머물렀는데, 이때 마침 고려 태조가 동쪽을 정벌해서 청도지경에까지 이르니, 산적들이 태성에 모여서 교만을 부리고 항복하지 않았다. 태조가 산밑에 이르러 법사에게 산적들을 쉽게 물리칠 방법을 물으니 법사는 대답하기를
"대체로 개라는 짐승은 밤을 맡았을 뿐 낮은 맡지 않았으며, 앞만을 지킬 뿐 그 뒤는 잊고 있사오니 마땅히 대낮에 그 북쪽으로 쳐들어가면 될 것입니다."
했다. 태조가 그 말을 쫓았더니 적은 과연 패해서 항복했다. 태조는 법사의 그 신통한 꾀를 가상히 여겨 해마다 가까운 고을의 곡식 50석을 주어 향화를 받들게 했다. 이에 이 절에 두 성인의 진용을 모시고 절 이름을 봉성사라고 했다. 그 뒤에 법사는 진용을 작갑사로 옮기고 크게 절을 세우고서 세상을 마쳤다. 법사의 행장은 고전에는 실려 있지 않고, 속담에 말하기를
"석굴사의 비허사와 형제가 되며, 봉성, 석굴, 운문의 세 절이 연접된 산붕우리에 늘어서 있어 서로 왕래했다."
했다. 뒷사람들이 <신라이전>을 고쳐 지으면서 작갑사의 탑과 이목의 일을 원광의 전기 속에 함부로 기록해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