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마들렌 과자 한 조각으로 20세기 문학을 평정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자신의 작품을 미국 소설 중 최고라 자부했던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병상의 딸을 위해 만들어낸 빨간 머리의 말괄량이, 린드그렌의 <삐삐 롱스타킹>, 시대를 초월한 성장소설의 대명사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등 20세기을 빛낸 명작 소설 50편을 소개하고 있다.
요아힘 숄
하이델베르크 대학과 베를린 대학에서 독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9년까지 베를린의 독일라디오방송국에서 문학 관련 편집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베를린에 살면서 문학평론가이자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소설의 의무
1. 로드 짐 / 조지프 콘래드
2.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 토마스 만
3.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마르셀 프루스트
4. 충복 / 하인리히 만
5. 착한 병사 슈베이크의 모험 / 야로슬라프 하셰크
6. 율리시스 / 제임스 조이스
7. 제노의 의식 / 이탈로 스베보
8. 사전꾼들 / 앙드레 지드
9. 소송 / 프란츠 카프카
10. 댈러웨이 부인 / 버지니아 울프
11. 위대한 개츠비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12. 황야의 이리 / 헤르만 헤세
13. 채털리 부인의 사랑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14. 서부전선 이상 없다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15.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 알프레트 되블린
16. 특성 없는 남자 / 로베르트 무질
17. 8월의 빛 / 윌리엄 포크너
18. 북회귀선 / 헨리 밀러
....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의 기본 사상은 가난한 청년이 부유한 여자와 결혼할 수는 없다는 부당함이다. 이 주제는 내 작품에서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다. 나 자신이 직접 그런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나는 부자들이 쌓은 부를 결코 관대히 봐줄 수 없었고, 이런 관점이 나의 모든 삶과 작품을 관통했다."
피츠제럴드는 시종일관 자기 소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환상에 대한 비유로 삼았다. 주인공 제이 개츠비의 원래 이름은 제임스 개츠로서 첫눈에도 부유한 한량이다. 그는 뉴욕을 벗어나 롱아일랜드 해변의 호화 별장에서 사치스런 파티로 소일한다. 그런데 그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부를 쌓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그를 그저 견문이 넓고 세련된 남자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는 고상하고 귀족적인 분위기를 주위에 풍긴다. 그를 만난 사람은 누구나 그의 인품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피츠제럴드가 개치비의 이웃사람으로 설정하여 소설의 서술자로 내세운 닉 캐러웨이도 예외는 아니다. 가난하지만 젊은 그는 뉴욕에서 증권 브로커로 행복을 추구한다. 처음에 닉의 눈에는 개츠비가, 자신의 '마음속 깊이 경멸하는 모든 요소로 똘똘 뭉친 사람'으로 비친다. 하지만 그를 알게 되면서부터 그러한 반감은 매혹과 공감으로 바뀐다. 개츠비는 닉에게 자신의 출신 성분에 관한 비밀을 털어놓는다. 개츠비는 닉처럼 지방 출신인데, 우연한 기회에 운 좋게도 부호들 사이에 끼여들게 되었고, 자신이 부자인 것처럼 행동하는 방법을 금방 배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 20세기 대표 명작 한 자리에 모아 >> [조선일보 / 어수웅기자]
애서가의 책장에 꽂혀 있는 수많은 책들은 해바라기처럼 주인의 낙점을 기다린다. 대부분 ‘시대정신’이 그 낙점을 좌우하지만, 어떤 작품들은 ‘시대정신’을 뛰어넘어 더 긴 생명력을 가질 때도 있다. 독일의 문학평론가 요아힘 숄이 골라낸 50편의 소설이 그런 경우다. 이 노련한 조타수는 독자들이 쓸데없이 허방을 짚지 않도록 20세기를 사로잡은 매혹적인 소설들로 정확하게 다가간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의 스틸 사진 300여 컷은 이 문자텍스트를 보다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보너스이기도 하다.
각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당연하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에피소드가 이 책을 끌어당기는 첫 번째 매력이다. “처음에는 적당한 출판사를 찾지 못했다. 원고가 퇴짜맞은 사연에 얽힌 일화만 해도 책 몇 권 분량은 될 것이다. 그러다가 1913년 11월14일 출간하게 되는데, 그 인쇄비마저도 프루스트는 자비로 충당해야만 했다”(29쪽·‘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0쪽에 걸쳐서 4만 단어나 되는 문장을 마침표나 쉼표 하나 없이 혼잣말로 늘어놓는다.”(42쪽·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이런 뒷이야기들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독자는 시나브로 “원전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망에 빠져든다.
조지프 콘래드의 ‘로드 짐’,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너무 ‘고전’같은 느낌이라면, 최근의 작품을 향해 항해하는 것도 좋겠다. 한두 달 전 번역본이 나온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은 현대 미국의 자본주의에서 가족이 얼마나 허망한 기반 위에 존재하고 있음을 뼈 속 깊히 각인시킨다.
“차고 자동차 안에 가프의 아내 헬렌이 앉아 있다. 그녀는 밀회를 끝내길 거부하는 젊은 애인과 절교하려고 한다. 그 때 아이들과 영화를 보고 자신의 차로 돌아오던 가프는 그 차와 충돌한다. 이 사고로 한 아들이 숨지고, 또 한 아들은 실명하고, 가프 자신은 턱뼈가 부러진다. 그런데 헬렌은 이빨로 깨문 애인의 성기를 입에 물고 있다.”(239쪽)
또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이론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은 이야기로 들려줘야 한다”(250쪽)는 작가의 인식 덕분에 탄생했음을 넌지시 들려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제외하면 비 서구권 문학이 단 한 편도 선정되지 못했다는 것. 문화적 선진국임을 자부하는 서구 문단에서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이렇다 할 작품이 거의 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요아힘 숄도 “단 50편의 작품선정에 일치를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인도, 호주의 문학애호가들에게는 용서를 구해야겠다”고 했다.
‘클라시커’(Klassiker)는 최고의 예술가, 대가, 명작을 뜻하는 독일어. 게르슈텐베르크 출판사는 ‘현대소설’ 이외에도 지금까지 신화, 영화, 오페라, 회화 등을 주제로 교양총서를 펴냈다.
<< 서구 대표소설 50편 길잡이 >> [중앙일보 / 편집부]
20세기 서구 소설의 대표작 50편을 추천하면서 작품 해설과 관련 일화, 작가 소개를 담은 유용한 독서 안내서다.
각종 사진을 비롯해 국내 출간 도서 목록, 관련 영화에서부터 외국의 기념관 정보까지 충실히 담고 있다.
다루는 작품도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더글러스 쿠플랜드의 'X세대',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등 다양하다.
작가들의 일화를 다룬 대목이 흥미진진하며 작품에 대한 20자 내외의 압축 서평도 재미있다. 한마디로 책장에 꼽아두고 싶은 책. 저자는 언론인 출신의 문학평론가다.
<< 서양현대소설 50편에 얽힌 이야기 >> [대한매일신문 / 신연숙기자]
지난 100년 동안 서양문학사에서 기억할 만한 대표적인 소설 50편을 골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었다. 국내의 중고등학생용 소설 다이제스트처럼 줄거리를 요약한 책으로 짐작하면 오산. 이보단 작가의 성격에서부터 삶의 극적인 요소들, 작품이 태어난 배경, 작품의 특징,발표과정의 에피소드가 또 하나의 드라마로 흥미롭게 펼쳐진다. 가령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잠들기 전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는 모습을 묘사하는 데에만 30쪽을 할애한 장황한 문체를 갖고 있는데 이 소설이 출판사에서 딱지를 맞은 것은 작품보다는 부잣집 속물 마마보이로서 그의 평판 탓이라든가 하는 것들이다. 영화화된 작품은 컬러 장면 사진을 곁들였다. 읽다 보면 원문을 찾아 읽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책.
<< 꼭 읽어야 할 서구서설 50편 >> [한국일보 / 편집부]
20세기 서구 소설 가운데 꼭 읽어야 할 명작 50편을 소개했다. 작품 해설과 관련 일화, 작가 소개를 함께 담았다. 조지프 콘래드의 '로드 짐'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카뮈의 '이방인' 더글러스 쿠플랜드의 'X세대'등 다앙한 성격의 소설이 소개됐다. 구상에서 집필, 출간, 그리고 유명해지기까지 한 작품의 역사를 드라마틱하게 그렸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원고가 출판사로 부터 여러 번 퇴짜를 맞았다거나 카뮈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당시 그의 주머니 속에서 기차표가 발견됐다는등의 일화도 재미있다.
<< 클라시커 50' 시리즈를 만드는 과정의 어려움 >>
책을 만들어온 공력은 아직 일천하지만, 감히 내 삶을 떨리게 한 책이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 편집자로서 자기 안에 품었던 책 중 어느 책인들 각별하지 않을까마는 이 책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 각별함에 별 다섯 개를 주고도 모자람이 없는 책이다. 꽃다운 청춘의 여름 한철을 한방에 날려버린 '해냄 클라시커 50' 시리즈는 시리즈물 작업 과정에 대해 톡톡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 시리즈는 독일 게르스텐베르크 출판사의 <50 Klassiker>를 번역 계약한 책이다.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영화, 신화, 커플 세 권 원고가 떨어졌다. 크라운 변형판 정도의 크기, 각 권 300페이지를 넘는 분량, 거기다 4도 칼라로 된 독일어 번역서.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부터 답답해졌다. 문제는 편집 과정상의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이번 원고들이 시리즈 첫 타자이기 때문에 시리즈의 전체 꼴을 만들어내는 일과 그외의 부수적인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었다. 평소 나의 필살기이자 아킬레스건이기도 한 무식함도 세 원고들 앞에서는 힘을 못 썼다. 여우 같은 지략과 곰 같은 우직함이 동시에 필요한 작업이었으니까.
각종 자료와 특이한 요소들이 유난히 많은 책이라 텍스트 이외의 자료를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런 점을 잘 살피지 못한 탓에 진행하는 동안 점점 스케줄은 엉키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 교정의 각 단계마다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작업 내용을 정하고 힘을 배분해야 한다는 것을, 작업을 끝내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시리즈의 운명을 결정할 제목과, 시리즈의 전체 체제를 잡는 일이 더 높고 험한 산이 버티고 있었으니. 제목은 특히나 많은 사람들의 진을 뺐다. 우리에게 낯선 독일어 '클라시커'로 갈 것인지, 대중들의 즐거운 책 읽기를 표방한 만큼 의미 파악이 쉬운 우리 나라 말로 해야 할지, 멋있는 다른 외국어로 해야 할지 좀체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인터넷의 브랜드네이밍 사이트에서부터 라틴어 사전까지 다 뒤져도 절절하게 다가오는 것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외래어로 갈 것이라면 원제를 살리자는 생각에 클라시커 50이란 제목을 시리즈명으로 결정했다. 과연 그 이름이 성공적이었는지는 이후 이 시리즈의 행보를 좀더 살펴보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기존 우리 시장에 나와 있던 총서나 시리즈물과 달리 이 책은 내용이나 외형 면에서는 단행본의 성격이 강하지만, 디자인이나 구성 면에서는 시리즈물의 통일성을 강하게 풍긴다. 그런 만큼 디자인이나, 표지 구성이 굉장히 신경이 쓰였다. 각 권마다 부제와 카피를 뽑고, 유명 인사들에게 추천사를 받는 선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도 서광이, 으악……' 본문 작업이 다 마무리되어 한숨 돌리려는데 또다른 복병이 있었다. 홍보물! 12면, 8면짜리 리플렛과 포스터, 그리고 광고. 그간의 기억을 더듬으며 홍보물까지 완성하고, 언론에 돌리고 나서야 안도할 수 있었다.
시리즈물이라고 해서 거기에 너무 의존하기보다는 각 권의 특성을 좀더 부각시키고, 대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작업을 통해 알게 된 점이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그저 힘껏 품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그러면 자신이든 알이든 뭐 하나는 깨질 수도 있다―힘을 조절해 가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하나의 완성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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