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빗발치는 디지털문화의 세례 속에서 '역사와 영상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2000년부터 현재까지 고민해온 필자의 조그만한 결과물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속에서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해 온 인문학자가 눈부신 변화의 속도에 어리둥절하지 않고 올바로 적응해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나마 중심을 잡고 세상의 변화에 나름대로 대응하는 글들을 써왔다는 것에 감사하고자 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철저하게 '내 식으로' 또한 '우리 식으로' 고민해 본 것이다.
김기덕 1956년생. 건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고려 봉작제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사 가운데 주로 고려시대 왕족을 연구하였으며, 이후 오행사상, 풍수사상으로 연구범위를 넓혔다. 한편 디지털문화의 전개와 관련하여 일찍이 영상에도 관시을 가져 '영상역사학'을 제창하였으며, 나아가 인문학과 문화콘텐프의 상생적 결합을 의미하는 '인문콘텐츠'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인문콘텐츠학회'를 결성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고려시대 봉작제 연구> <한국인의 역사의식> <우리 인문학과 영상> 등이 있다.
- 책머리에 / 세상의 변화와 나의 대응
1. '영상역사학'이란 무엇인가? 2. 영상역사학의 범주적 검토 3. 영상콘텐츠 4. 영상아카이브 5. 역사 대중화 6. 정보화시대 역사학의 새로운 임무
- 참고문헌 - 찾아보기
영상역사학의 범주적 검토 (133 P)
그런 점에서 역사와 허구는 다르지 않다는 점을 극대화하여 사실이냐 그렇지 않느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견해나, 사실과 허구, 실재와 가상의 구분이 모호해진 지 이미 오래된 상황에서 오히려 중요한 것은 미디어 메커니즘의 분석이지 역사 드라마에 고증의 충실성과 역사의 진실성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주장은 필자가 생각하기에 한쪽 측면을 너무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균형을 잃어버린 시각이 아닌가 한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역사적 사실이 때로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고,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주관적 산물임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역사적 진실 또한 당연히 하나가 아니라 사람에 따라 달리 추구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역사소설이나 영상 역사물의 목표는 폭넓게 공감되고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사적 진실'을 제시하는 것이며, 그것이 가능하려면 최소한 '역사적 사실'과 시대 상황에 맞는 '역사적 상상력'의 올바른 결합을 통해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