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의 대작 중에서 가장 첨단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악령>은 신을 위한 투쟁이라는 주제 아래 광범한 사회 문제를 그의 예리한 예술가적 직관으로 포착함으로써 그 당시 시대 상황의 본질적 측면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무신론의 혁명 사상을 "악령"으로 보고 그것에 홀린 사람들의 파멸을 그리려고 했으며, 또한 추괴한 악덕에서 오히려 감각적 희열을 느끼고 마침내는 그러한 허무 속에서 밖에 살 수 없어 자기의 생명을 끊는 악마적인 초인 스타브로긴의 형상을 창조해 낸다. 그리고 키릴로프에게는 자살에 의하여 신을 죽이고 신으로부터 자유를 얻으려고 하는 "인신사상"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예술가로서의 그의 묘사력은 세익스피어에 필적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근대문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인간심리의 복잡한 다면성과 무한한 모순 등을 전율하리만큼 박력넘치는 필치로 묘사했던 그의 문학세계는, 문학뿐만 아니라 철학, 종교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해 주고 있다.
1. 우리 일당이 모임에서
2. 이반 왕자
3. 스쩨빤 뜨로피모비치의 집을 차압하다
4. 해적들. 숙명적인 아침
[3] 제3부
1. 축제. 제1편
2. 축제의 완결
3. 끝장난 로맨스
4. 최후의 결단
5. 여자 나그네
6. 다사다난했던 밤
7. 스쩨빤 뜨로피모비치의 최후의 방랑
8. 결말
비르긴스끼는 자기 자신의 집에, 즉 무라비인나야 거리에 있는 아내의 집에 살고 있었다. 주인의 생일이라는 명목으로 열다섯 명쯤이 모였지만, 저녁 파티는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명축일 파티와 전혀 맞지 않았다. 아내와 같이 살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비르긴스끼 내외는 서로서로, 영명축일에 손님을 모으는 것은 아주 멍청한 짓거리이며, 게다가 <반가워할 것도 전혀 못 된다>고 단번에 딱 못 박아 버렸다. 몇 년 동안 그들은 어찌어찌해서 사교계와는 아예 담을 쌓고 살게 되었다. 그가 비록 절대로 <무슨 불쌍한 인간>이 아닐 뿐더러 오히려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은 왠지 그를 고독을 좋아하고 거기다가 말을 <교만하게> 하는 괴짜로 여겼다. 산파라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마담 비르긴스까야는 그 직업 자체만으로도 사회 계층상 모든 사람들보다 낮았고, 남편이 장교에 해당하는 관직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승려의 아내보다도 낮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신분에 걸맞는 비하된 겸손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근가 사기꾼 같은 레뱌드낀 대위와 멍청하기 이를 데 없는 관계, 그것도 원칙상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노골적인 관게를 맺은 이후부터는, 가장 관대한 우리네 부인들조차도 대단한 경멸을 보 이면서 그녀를 외면해 버렸다. 그러나 마담 비르긴스까야는 이 모든 것을, 그것이야말로 그녀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듯이 받아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