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의 대작 중에서 가장 첨단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악령>은 신을 위한 투쟁이라는 주제 아래 광범한 사회 문제를 그의 예리한 예술가적 직관으로 포착함으로써 그 당시 시대 상황의 본질적 측면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무신론의 혁명 사상을 "악령"으로 보고 그것에 홀린 사람들의 파멸을 그리려고 했으며, 또한 추괴한 악덕에서 오히려 감각적 희열을 느끼고 마침내는 그러한 허무 속에서 밖에 살 수 없어 자기의 생명을 끊는 악마적인 초인 스타브로긴의 형상을 창조해 낸다. 그리고 키릴로프에게는 자살에 의하여 신을 죽이고 신으로부터 자유를 얻으려고 하는 "인신사상"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예술가로서의 그의 묘사력은 세익스피어에 필적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근대문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인간심리의 복잡한 다면성과 무한한 모순 등을 전율하리만큼 박력넘치는 필치로 묘사했던 그의 문학세계는, 문학뿐만 아니라 철학, 종교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해 주고 있다.
[1] 제1부
1. 서론을 대신하여ㅡ두루 존경하는 스쩨빤 뜨로피모비치 베르호벤스끼의 전기 중 몇 가지 세부 사항
2. 해리 왕자, 중매
3. 타인의 죄업
4. 절름발이 여인
5. 지극히 현명한 뱀
[2] 제2부
1. 밤
2. 밤(속편)
3. 결투
4. 기대에 들뜬 사람들
5. 축제를 앞두고
6. 몹시 부산한 뾰뜨르 스쩨빠노비치
서론을 대신하여ㅡ두루 존경하는 스쩨빤 뜨로피모비치 베르호벤스끼의 전기 중 몇 가지 세부 사항
지금까지 그 무엇으로도 유별날 것 없는 우리 도시에서 최근에 일어난 아주 이상한 사건을 기술함에 있어서, 나는 나 자신의 무능력 탓에 약간 멀리서부터, 다름아니라 두루 존경받고 있으며 재능 있는 스쩨빤 뜨로피모비치 베르호벤스끼에 대한 몇 가지 전기적인 세부 사항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
이 세부 사항들은 그저, 구상 중인 연대기의 서론 역할에 지나지 않으며, 내가 기술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훨씨 더 멀리 가야 된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겠다. 스쩨빤 뜨로피모비치는 우리들 사이에서 줄기차게 어떤 특별한, 말하자면 시민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그 역할을아주 열정적으로 사랑했기에, 내 생각에 그는 그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를 극장의 배우와 비교하려는것은 아니다. 내가 그를 얼마나 존경하는데, 그건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이 모든것은 습관의 문제, 아니 아름다운 시민으로서의자신의 입장에 대한 유쾌한 몽상에 잠기곤 하는, 어릴때부터 시작된 고귀하고 끊임없는 경향의 문제라고 하는 게 낫겠다. 예를 들어, 그는 <박해받는 자>, 말하자면 <유형자>로서의 처지를 굉장히 사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