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무엇보다 세월의 흐름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인내와 헌신적인 사랑이 행복한 결말로 보상받는다는 낭만과 영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삶을 둘러싼 사랑과 죽음, 그리고 욕망의 연대기를 다룬 이 러브 스토리 뒤에는 라틴 아메리카 사회에 관한 강한 비판과 풍자가 숨어 있으며, 제목이 암시하는 사랑과 늙음과 질병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근대화와 자살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탐구 역시 담겨 있다.
지은이 ㅣ 가르시아 마르케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순수문학을 하는 작가로서 마르케스보다 더 인기 있는, 혹은 책이 많이 팔린 현존 작가는 드물다.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와 함께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손꼽힌다. 그의 소설에는 현실과 환상, 역사와 설화, 객관과 주관이 황당할 정도로 뒤섞여 나온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현실을 보다 날카롭고 깊이있게 드러내 주는 것이 마르케스 문학의 마력이다. 지은 책으로 <백년의 고독>, <콜레라 시대의 사랑>, <납치일기> 등이 있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비석도 없이, 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멘트에 이름과 죽은 날짜만 적혀 있었다. 그 글자들도 누군가가 손가락으로 대충 쓴 것 같았다. 그것을 본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두려움에 떨면서 그녀의 남편이 남긴 피비린내 나는 조롱이라고 생각했다. 장미가 만발할 때면, 그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고는 장미꽃 한 송이를 그녀의 무덤에 놓아주곤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어머니 무덤의 장미 덤불에서 한 그루를 꺾어다가 심어주었다. 두 장미 덤불은 너무나 무성하게 잘 자라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그 덤불들을 다듬기 위해 전지가위와 다른 정원용 기구들을 가져가야 했다. 그러나 그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몇 년이 흐르자 두 장미 덤불은 무덤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잡초처럼 널리 퍼졌고, 그때부터 콜레라 전염병의 무덤이었던 그곳은 '장미의 묘지'라고 불리게 되었다. -p. 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