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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도서] 소나무 - 한국의 명품 (양장본) [절판] |
|   이 땅의 천연기념물 소나무는 이처럼 하늘과 땅, 신과 인간, 성과 속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특별한 상징이었고, 우리의 정신과 정서를 살찌우는 자양분이었으며, 오늘날도 변함없이 한국성을 관통하는 정체성의 코드다.
지조, 절개, 충절, 기개를 언급하면 자동적으로 소나무를 떠올리는 이유도 소나무가 수천 년 동안 우리와 함께 해온 생명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나무는 이 땅의 가장 대표적인 자연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전영우
1951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하고,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산림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숲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산림문화운동뿐만 아니라 저술 활동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우리 숲은 한민족의 자존심'이란 글이 중학교 2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리는 등, 나무와 숲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담긴 그의 글은 많은 사람들을 숲으로 이끄는 큰 힘이 되고 있다.
2004년에는 산림문화활동에 진력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국민대학교 도서관장, 전산정보원장, 삼림과학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 <산림문화> <숲과 한국문화> <나무와 숲이 있었네> <숲과 시민사회> <숲과 녹색문화> <산> 등 |
 - 책을 펴내며
- 들어가는 말
1. 하늘과 땅의 가교
2.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3. 삶과 죽음의 동반자
4. 이무기와 반룡과 백곰
5. 죽어가는 생명유산
- 덧붙이는 말 |
 하늘과 땅의 가교 (19 P)
북어 한 마리, 소주 한 병. 제물은 조촐했다. 북어는 나무에 기대어 머리를 하늘로 향한 채 세워져 있고, 그 옆에는 소주 한 병이 놓여 있었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봄바람이 심하게 불던 4월 초순의 날씨는 을씨년스럽기조차 했다. 나목으로 서 있는 활엽수들도 삭막한 풍경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걸음을 옮겨 나무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런 인상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바로 소나무 앞에 놓인 조촐한 제물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순간 산만하던 정신을 가다듬고, 몸가짐을 바로 잡았다.
자연스럽게 두 손이 모아졌고 허리 숙여 경배했다. 그리고 자세하게 주변을 살펴봤다. 소나무를 중심으로 말발굽처럼 둘러쳐진 야트막한 돌담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높이가 두 자나 될까.
냇가의 자연석을 모아 병풍처럼 소나무 주변을 꾸민 솜씨가 소박하고 정겹다. 그 앞에 놓인 평평한 댓돌은 제단이다. 제단 아래에는 작은 단을 만들어 신격을 부여했다.
특히 대여섯 개의 둥근 돌로 신과 속을 갈라놓은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권위와 금기를 내세우기보다는 오히려 주변과 멋지게 어울리기에 자연스럽고 평화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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