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구 문명의 단초이며 서구인들의 전통과 기억의 근원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화를 통해 서양 문화의 정수를 배운다. 복잡하고 난해한 여타 신화 관련서들과 달리, 이 책은 신화를 물. 에피소드. 주제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생생한 화보들과 함께 보여준다. 무엇보다 신화의 전승 과정과 각 에피소드의 현대적 의미. 그리고 그것이 문학과 미술,음악에 끼친 영향까지도 언급한 점이 돋보인다.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출판사 편집장을 거쳐 성인 교육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현재는 자유기고가이자. 번역가로서 집팔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1. 연대표
2. 신화는 살아 있다
3. 나르키소스
4. 다나에와 황금 빗물-제우스의 에로틱한 변신
5.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6. 디오니소스-도취와 쾌락의 신
7. 디오스쿠로이
8. 메데이아
9. 메두사의 머리
10. 모신들
11. 무사이 여신들
12. 비너스와 아모르
13. 세이레네스의 노래
14. 시쉬포스의 고역
15. 신탁
<이하생략>
메두사의 머리
그것은 그야말로 끔찍함 그 자체다. 머리카락 대신에 뱀들이 꿈틀대고 있는 머리를 한번 상상해 보라. 메두사의 머릴르 보는 사람은 즉시 공포에 질려 돌이 되어 버린다. 그리스인들으 ㄴ아주 먼 옛날부터 이끔찍한 마녀의 모습을 방패, 문짝, 사원 꼭대기 등에 새겨 넣어 적이나 반갑지 않은 방문객에게 두려움을 주려 했다. 다른 문화 권과 마찬가지로 메두사 혹은 고르곤이라고 불리는 이 그리스 마귀의 상도 적대적 이고 악한 힘을 물리치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것처럼 그리스 신화는 이 메두사의 경우도 단순한 마귀로만 취급하지는 않았다. 신화에 따르면 원래 메두사는 지진을 일으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사랑에 빠졌을 정도로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신과 메두사는 경박하게도 아크로 폴리스에 있는 아테나 여신의 신전에서 사랑을 즐겼다. 그 일로 해서 메두사는 이 정숙한 처녀신이 가장 증오하는 적이 되었따. 분노한 이 여신은 메두사를 끔찍한 괴물로 만들어버렸다. 이렇게 하여 그녀는 입 밖으로 늘어지 긴 혀와 멧돼지의 어금니. 청동으로 된 손, 황금 날개, 뱀 머리카락 등 문자 그대로 참혹한 흉물의 모습을 지니게 되었다.
<< 해냄출판사가 문화교양을 한껏 높여주겠다고 나섰다. >> [대한매일신문 / 이종수기자]
문학·음악·미술·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명작·명인 50항목을 선별, 『클라시커 50』을 내놓았다.클라시커(Klassiker)는 ‘최고의 예술가,대가,명작’을 뜻하는 독일어.특히해냄 시리즈는 원작사 독일 게르스텐베르크 베를라크 출판사와 동시출간 계약을 맺었다. 1차로 신화·영화·커플 3권을 출간했다.
시리즈의 미덕은 주제 관련 사실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입체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다.
먼저 ‘신화’편을 보자.신화에 나오는 50인을 고른 뒤 현대적 문체로 가볍게 설명해 이해의 폭을 넓힌다.이어 원전을 소개한 뒤 신화의 주인공들이 소설·그림 등에 어떻게상상력이란 생기를 불어넣었는지 곁들인다.
이런 ‘멀티 가이드’를 따라 가다보면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신화의 원형을 만날 수 있다.과거형으로 박제되지 않은,일상생활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신화를 새삼 확인할수 있다.
‘영화’편도 마찬가지다.50대 걸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얼개로 한 뒤 작품마다 줄거리와 감독은 물론 자료까지 소개해 다양한 정보를 안겨준다.중간중간 나오는 유명한 대사나 일화 등도 읽는 맛을 더해준다.
영화편 지은이는 “영화 사상 최고작품은 아니다”면서 “단지 영화의 모든 스펙트럼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집필의도를 밝힌다.이에 따라 주류와 아방가르드,SF,다큐멘터리,예술영화,블록버스터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커플’일 것 같다. 역사상 알려진 인물을 개인 중심이 아니라 그와 뗄래야 뗄 수없는 커플과 아울러 소개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캐낸다.
예를 들어 사드 후작은 알려졌어도 그 부인은 잘 모른다.이를 겨냥한듯 지은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유발한다.
“사드 후작이 사랑을 받았을까?사람들 기억 속에 괴물로남아 있고 감옥살이로 음탕함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던 범죄자,가학증에 대한 전문 용어인 ‘사디즘’이 섹스 용어에범람하도록 했던 이 ‘탕아’가?그것도 자신의 아내한테 사랑을 받았을까?거의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러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잇단 사실로 좀처럼 책을 놓치지 않게 한다.
단점은 저자들이 독일인이어서 ‘독일식 잣대’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지은이들이 객관적 입장을취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독일 작품이 많이 나오는‘영화’편이 말해주듯 독일인의 관점이 많이 개입한 것이‘옥에 티’로 보인다.
이 해냄 시리즈는 오페라·회화·여성·소설·건축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 독일 ‘클라시커 50’시리즈, “화보” 눈에 쏙 >> [한겨레신문 / 최재봉기자]
해냄출판사의 `클라시커 50' 시리즈는 각 분야의 대표자 50 건씩을 선정해 흥미롭게 기술한 대중 교양서다. 독일 게르스텐베르크 출판사가 지난해부터 펴내고 있는 기획물을 수입했으며, 신화, 영화, 커플 등 먼저 나온 세 권에 이어 오페라, 회화, 여성, 소설 등이 뒤를 좇을 예정이다.
“신화는 이야기로 꾸며진 기억의 흔적이며 인류가 역사를 서술하기 이전의 역사”라는 것이 <신화>의 저자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의 정의이다. 신화의 발생과 전승, 현대적 변주 등을 통해 각 시대 상황과 당대인들의 사유를 추적하는 가운데 저자는 자신의 관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사랑한 나르키소스로부터, 릴케와 헤세의 문학을 거쳐 나르시시즘(자기애)이라는 `현대의 질병'에까지 이르는 계보를 작성하는 것이 그 실례이다.
<영화>의 저자 니콜라우스 슈뢰더는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에서부터 클로드 란즈만의 <쇼아>까지를 시대순으로 기술하는 쪽을 택했다. 1915년작인 <국가의 탄생>에 대해 그는 이 작품의 인종차별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혁신성을 높이 평가한다.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간주되는 로버트 플래어티의 <북극의 나누크>(1922)는 영화라는 신생 장르가 인류 공동체에 어떤 윤리적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바르바라 지히터만이 쓴 <커플>은 대중의 관심이 특히 집중될 법한 사랑과 연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존 인물은 물론 신화와 문학작품, 그리고 영화 속 인물들까지를 망라하는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인간은 사랑하는 동물'이라는 것이 될 터이다. 나치당원이었던 마르틴 하이데거와 그의 제자였던 유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사랑, `머리와 육체의 결합'으로 불렸던 극작가 아서 밀러와 배우 마릴린 먼로의 사랑과 파국 등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해냄출판사의 `클라시커 50' 시리즈는 풍부한 화보와 아기자기한 편집으로 대중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간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철저히 서구중심적이라는 사실은 지적해 둘 만하다.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국한되었을 뿐, 그에 못지 않게 풍부한 내용과 장구한 역사를 지닌 아시아·아프리카·남북 아메리카 신화는 배제하고 있으며, <영화>에 소개된 비서구권 영화는 <라쇼몽>과 <감각의 제국>뿐이다. <커플>의 인종 및 문화적 편향 역시 대동소이하다.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삶과 예술 속에 살아 숨쉬는 그리스 로마 신화! 흥미진진한 신화 속 인물들과 일화들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한다!
비너스 같은 미인, 사랑의 화신 큐피드, 탄탈로스의 고통, 판도라의 상자, 나르시시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아킬레스건, 예술적 영감의 상징 뮤즈……. 신화 속 인물들이 우리의 일상 언어 속에 스며들어 있는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고대 신화는 어떻게 우리의 일상 언어에 들어오게 된 것이며, 그 배후에는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도대체 신화의 생명력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담고 있는 『신화』는 문학, 음악, 미술, 역사, 종교 등 문화사의 각 분야에서 성인이라면 누구나 꼭 알아야 할 빛나는 명작, 명인 50선을 소개하는 성인을 위한 교양 총서 <해냄 클라시커 50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신화의 내용 전달에 치중했던 기존의 신화 관련서들과 달리 세대를 거듭하며 여러 사람들에 의해 가감의 과정을 겪는 신화의 역동성과 개방성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에우리피데스, 호머, 소포클레스 등 고대의 대표적인 문학가와 역사가들의 판본에서 각 신화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그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살피다 보면 고대의 신화가 읽히거나 쓰이는 그 시대와 문화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역동성과 개방성으로 인해 그리스 로마의 신화가 각각 타지역의 신화와 성서 등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았는지도 고고학과 역사학의 최신 성과들에 의거해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각 신화들이 시공을 넘나들며 문학, 음악, 조형예술 등 후대의 사람들에게 마르지 않는 상상력의 원천으로서 기능했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 사례를 소개한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50편의 에세이에서는 신화 속 인물들과 일화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신화를 소재로 한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입체적인 신화 읽기가 가능해진다. 또 요약 평가 부분에서는 각 신화의 현재적 의미를 판별하는 시의성, 교양성, 흥미성, 영향력의 네 가지 기준으로 간단 명료하게 그 신화의 특징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우리 나라 독서계에 일고 있는 신화 붐은 신화의 현재적 가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문화적 상상력의 원천인 신화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간된 <해냄 클라시커 50 시리즈>의 『신화』는 풍부한 정보를 담은 흥미로운 내용과 대중적인 문체, 그리고 고급스러운 편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화의 역동적인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신화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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