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보다 흥미 진진하고 어떤 소설보다 감동적인 50편의 커플 이야기다. 남자 옆에는 여자가 있고 여자 옆엔 함께하는 남자가 있었다. 파트너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릴때에 영향을 미칠만큼 중요한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그 역사를 함께 만들어간 세기의 파트너들이 고스란이 담겨 있다.
바르바라 지히터만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태어나 칼에서 성장했다. 연극학교를 다녔으며, 이어 보훔과 도르트문트에서 연극 활동을 했다.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긴후 대학에서 사회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독일의 대표적인 신문인 차이트 지에 고정적으로 글을 기고 하고 있다.
물론 그는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그녀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마음을 산산조각 내버리게 될 것이다. 마침내 그가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그녀는 즉시 그에게 자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으며 그가 단지 부자이기 때문에 결혼하는 거라고 솔직히 말한다. 그가 침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낸다 "맙소사. 당신은 언제나 돈밖에 생각할수 없소?"그녀는"물론이죠"라고 솔직하게 대답하면서 그를 바라본다. "신이 증인이에요 나는 절대로 다시는돈 없이 살아갈 생각 없어요" 스칼렛 오하라는 다시는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고 다시는 배를 곯고 싶지 않다. 그년느 겨우 20대 초반이지만 이미전쟁, 두번의 결혼, 두번의 임심을 겪었다. 지금 그녀 앞에는 세 번째 결혼이 놓여 있고 이 결혼도 실패하게 될 게 뻔했다.
때는 1860년대.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남부가 패하자 스칼렛 오하라와 레트 버클러가 속해 있는 조지아 주의 고상한 상류층도 생존과 명예를 위해서 투쟁을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적인 북부 양키들과 거래를 하느니 차라리 가난 속에서 죽고 자 한다. 그러나 스칼렛에게는 그 고매함이 낯설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녀에게는 관습을 지킬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 세기의 커플 50쌍의 사랑과 성 >> [조선일보 / 전여옥(방송인)]
일본의 저술가 다치바나 다카시(입화륭)는 ‘아메리카 성혁명 보고’라는 책도 썼다. 그는 얼핏보아 외설적인 내용으로 가득찬 이 책을 ‘고지식하며 진지한 책’이라고 자평했다. 그 책에는 꽤 흥미로운 지적이 있다. 인간의 성생활의 질은 철저히 ‘누구와 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지겨운 ‘최저수준’의 섹스를 하던 평범한 주부가 어느날 고수를 만나면 ‘최고수준’의 섹스를 만끽한다. 물론 그와 헤어지면 다시 최저로 떨어진다. 다치바나는 바로 이 ‘상대성 이론’이야말로 인간 성생활의 핵심이라고 했다.
바르바라 지히터만이 쓴 ‘커플’도 바로 ‘왜 그인가? 하필이면 왜 그녀인가?’를 다루고 있다. 세상의 쌔고 쌘 남자와 여자 속에서 불붙은 남녀의 살아있는 역사이다. 섹슈얼리티를 원죄로 뒤집어쓴 이브와 아담의 커플부터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 잭과 로즈까지 실제로, 혹은 소설 속에 있었던 50커플에 대한 사랑과 성의 보고서이다.
지성적이며 재치있고 무척 냉정한 지히터만은 역사는 사람이 만든다고 첫 문장을 시작한다. 남자 옆에는 여자가, 여자 옆에는 남자가 있고 당연히 역사란 ‘짝짓기’를 위한 투쟁과 고통, 그 대가 치르기라고 결론 짓는다. 대개는 만나서는 안될 남자와 여자―, 그러나 확실히 눈이 맞은 그들은 오토바이 폭주족이 되어 ‘금지된 짝짓기’를 향해 질주한다.
세상의 도덕·관습·법마저 파괴
그들 자신을 파멸시킨 것은 물론이고 주변사람, 세상의 도덕, 관습, 법 역시 조롱하고 바꾸고 마침내 파괴시켰다. 바로 이 목숨건 짝짓기, 결과가 불확실한 모험-사랑에 부나비처럼 뛰어든 남녀를 지히터만은 치밀히 관찰하며 항목별로 별 다섯개 씩을 매겨가며 매섭게 평가한다.
멀쩡한 남편과 자식을 둔 딸 프리다가 무일푼 대학생, 그것도 6살 아래 D.H. 로렌스와 줄행랑을 놓자 아버지 리히트호펜 남작은 “얘야 이게 무슨 일이냐, 넌 분별있는 내 딸인데”라고 외친다. 그러자 프리다가 말했다. “아버지는 단 한번도 최고의 순간을 느낀 적이 없지요?”라고 반문한다. 사랑은 광기이다. 지히터만의 결론은 바로 이 ‘사랑에 미친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질서와 보호보다는 불같은 사랑을, 안정과 평화보다는 충만한 섹스를 선택했다.
보부아르와 사르트의 '환상의 짝'
함께 있기 위해, 사랑이란 이름 아래 그들은 세상에 선전포고한다. 그러나 진짜 전쟁은 바로 그 둘 사이에 있었다. 막스 프리쉬와 사랑을 나눈 바흐만은 “영원한 전쟁이다. 적이 애인이고 애인이 적이다”라고 표현했다.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은 서로 싸우고 속이고 상처를 주고 그리고 다시 포옹하며 뒤엉켰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되풀이했던 리즈 테일러와 리차드 버튼은 너무도 사랑했지만 함께 살 수는 없었다. 버지니아 울프와 동성애의 상대였던 비타 색빌 웨스트는 너무나 달라 함께 있을 수 없었고 너무나 비슷해 서로 밀쳐낼 수도 없었다. 녹색당 여당수 켈리와 24살 위 퇴역장군인 애인 바스티안은 젊은 켈리의 요구를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와 헤어질 수도 없었던 그는 켈리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러나 그 짝짓기의 시너지효과도 컸다.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바그너와 코지마, 갈라와 살바도르 달리, 장 콕토와 장 마레 그리고 완벽한 연기자 재클린과 존 F 케네디 역시 나름대로 짝짓기의 성공과 열매를 거둔 커플이었다. 글쓴이가 가장 주목하고 높은 평가를 한 커플은 역시 보봐르와 사르트르였다. 2차대전후 최고의 이상적이며 생산적인 커플로 평가했다. 그 둘에게 가정생활은 바로 문학작업이었고 그들의 아이는 바로 둘이 쓴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관련 사진·영화·음악까지 소개
지히터만은 앞으로 모든 짝짓기는 동질적 결합에서 과감히 이탈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제결혼, 동성커플, 연상의 여성과 연하의 남성의 짝짓기는 더 이상 스캔들도 아니다.
힘겨운 짝짓기에 도전한 선구자들은 결국 이 세상을 확실하게 바꿔 놓았다. 커플에 얽힌 의미있는 사진과 자료, 영화, 음악에 대한 소개까지 연결시킨 이 책은 커플들을 애증으로 묶었던 ‘최고의 섹스’처럼 오감을 동원하며 봐야 한다. 물론 배경음악으로 가장 좋은 노래는 당연히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이다. 바로 이것이 수준높게 선정적인 이 책의 주제이다.
<< 해냄출판사가 문화교양을 한껏 높여주겠다고 나섰다. >> [대한매일신문 / 이종수기자]
문학·음악·미술·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명작·명인 50항목을 선별, 『클라시커 50』을 내놓았다.클라시커(Klassiker)는 ‘최고의 예술가,대가,명작’을 뜻하는 독일어.특히해냄 시리즈는 원작사 독일 게르스텐베르크 베를라크 출판사와 동시출간 계약을 맺었다. 1차로 신화·영화·커플 3권을 출간했다.
시리즈의 미덕은 주제 관련 사실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입체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다.
먼저 ‘신화’편을 보자.신화에 나오는 50인을 고른 뒤 현대적 문체로 가볍게 설명해 이해의 폭을 넓힌다.이어 원전을 소개한 뒤 신화의 주인공들이 소설·그림 등에 어떻게상상력이란 생기를 불어넣었는지 곁들인다.
이런 ‘멀티 가이드’를 따라 가다보면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신화의 원형을 만날 수 있다.과거형으로 박제되지 않은,일상생활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신화를 새삼 확인할수 있다.
‘영화’편도 마찬가지다.50대 걸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얼개로 한 뒤 작품마다 줄거리와 감독은 물론 자료까지 소개해 다양한 정보를 안겨준다.중간중간 나오는 유명한 대사나 일화 등도 읽는 맛을 더해준다.
영화편 지은이는 “영화 사상 최고작품은 아니다”면서 “단지 영화의 모든 스펙트럼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집필의도를 밝힌다.이에 따라 주류와 아방가르드,SF,다큐멘터리,예술영화,블록버스터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커플’일 것 같다. 역사상 알려진 인물을 개인 중심이 아니라 그와 뗄래야 뗄 수없는 커플과 아울러 소개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캐낸다.
예를 들어 사드 후작은 알려졌어도 그 부인은 잘 모른다.이를 겨냥한듯 지은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유발한다.
“사드 후작이 사랑을 받았을까?사람들 기억 속에 괴물로남아 있고 감옥살이로 음탕함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던 범죄자,가학증에 대한 전문 용어인 ‘사디즘’이 섹스 용어에범람하도록 했던 이 ‘탕아’가?그것도 자신의 아내한테 사랑을 받았을까?거의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러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잇단 사실로 좀처럼 책을 놓치지 않게 한다.
단점은 저자들이 독일인이어서 ‘독일식 잣대’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지은이들이 객관적 입장을취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독일 작품이 많이 나오는‘영화’편이 말해주듯 독일인의 관점이 많이 개입한 것이‘옥에 티’로 보인다.
이 해냄 시리즈는 오페라·회화·여성·소설·건축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 영원한 수수께끼 男과女 >> [매일경제신문 / 허연기자]
인류의 영원한 주제는 역시 남자와 여자다. 이 두가지 유형의 존재는 함수관계를 만들었고 그속에서 인류는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었 다. 남자와 여자, 누군가는 이 관계때문에 불행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행 복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바르바라 지히터만이 쓴 '커플'(해냄출판사 펴냄. 박의춘 옮김)은 아담과 이브 이후 수없이 명멸한 남과 여 중 역사에 남 을 만한 커플 50쌍을 소개하는 책이다. 독일 게르스텐베르크 출판사에서 펴내고 있는 '클라시커(Klassiker) 시리즈' 중 한 권인 이 책은 남자와 여자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세계사를 탐구한다.
어느날 갑자기 영웅이 되어버린 나폴레옹에게는 한 여인이 있었다. 바로 조제핀 드보아르네다. 시골출신의 이탈리아계 장교였던 나폴레옹은 6살 연상의 과부였던 조제핀을 만나서 첫눈에 반한다. 그 이후 이 커플은 나폴레옹의 신분상승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매력적인 여인이었던 조제핀은 처음엔 시골뜨기 나폴레옹을 무시했다. 결혼을 한 이후에도 세련된 젊은 군인과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그러나 권력지향적이었던 그녀는 나폴레옹이 점차 자신의 야망을 이루어가는걸 보며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모든 것을 가졌을때 둘의 관계는 끝이난다.
유럽 군주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던 나폴레옹이 이것을 만회하기 위해 합스부르크 왕가의 어린 공주와 결혼을 한 것이다. 재혼직후 나폴레옹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결국 나폴레옹의 최전성기를 함께 한 여인은 조제핀이었다.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부부는 꿈과 현실을 공유했던 이상적인 커플이 었다. 욕심없는 과학자였던 피에르 퀴리는 결혼조차 포기한채 물리학에 열중하던 마리에게 청혼을 한다. 두사람은 부부이자 동료로 서로를 신뢰 했고 그들의 사랑은 노벨상 공동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들의 사랑은 피에르가 1906년 불의의 마차사고로 죽은후에도 이어졌다.
"묘비명에 써 있는 '피에르 퀴리'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며 남편의 부재를 가슴아 파하던 마리는 남편의 교수직을 물려받아 소르본 대학 최초의 여교수가 됐고 피에르가 못다한 연구에 정열을 바쳐 1911년 또 한번의 노벨상을 받는다.
결혼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함께 유명했던 커플도 있다. 바로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다. 서로 20대 초반이었던 대학시절 만 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이들은 철학적 문학적으로 서로에게 동지이자 스승이었다. 물론 여성인 보부아르가 상대적으로 그늘에 가려져 있기는 했지만 이들의 관계는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교묘한 줄다리기를 하며 죽 을때까지 지속됐다. 지식인 커플의 선구적 전형을 보여주어었던 이들은 죽은 후에도 파리 몽파르나스에 함께 묻혔다.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와 월리스 심프슨은 20세기를 가 장 시끄럽게 했던 커플이었다. 연상인 미국 유부녀의 세번째 남편이 되 기위해 영국의 왕위를 포기한 에드워드 8세는 세월이 한참 지난 이후에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후회할 필요가 없다. 단지 월리스 없이는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한가지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 책 의 저자는 이 커플에게 '이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헌사를 바친다.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이었던 후안 페론과 에바,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케네디와 재클린 커플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남편이 전성기를 구가하는데 부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독재자였던 후안 페론의 가장 큰 힘은 무기가 아니라 25살 연하의 두번째부인 에비타였다. 시골 사생아출신의 싸구려 배우였던 에비타는 외모와 언변 서민적인 성격으로 아르헨티나 민중들에게 성녀처럼 인식됐다.국민들은 에비타를 위해 페론에게 표를 던졌다. 에비타가 갑자기 죽자 페론은 에비타를 미이라로 만들어 보관한다. 에비타 없이는 권력도 없다 는 사실을 두려워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일랜드 출신의 카톨릭교도였던 젊은 케네디가 권력의 중심에 있는 동안 케네디 신화를 가꾸고 지킨 것은 아내 재클린이었다. 우아하면서도 담백했던 그녀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신데렐라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러나 내막은 좀 달랐다. 바람둥이였던 케네디밑에서 재클린은 고통스럽게 지내야 했다. 케네디가 죽자, 재클린은 순식간에 신데렐라 역할을 벗어던지고 미국을 떠났다.
이 책에는 이밖에도 로미오와 줄리엣, 살바도르 달리와 갈라, 릴케와 루 살로메, 존 레논과 오노 요코, 마릴린 먼로와 아서 밀러, 하이데거와 한 나 아렌트, 보니와 클라이드 등 세기의 커플 50쌍이 등장한다.
<< 독일 ‘클라시커 50’시리즈, “화보” 눈에 쏙 >> [한겨레신문 / 최재봉기자]
해냄출판사의 `클라시커 50' 시리즈는 각 분야의 대표자 50 건씩을 선정해 흥미롭게 기술한 대중 교양서다. 독일 게르스텐베르크 출판사가 지난해부터 펴내고 있는 기획물을 수입했으며, 신화, 영화, 커플 등 먼저 나온 세 권에 이어 오페라, 회화, 여성, 소설 등이 뒤를 좇을 예정이다.
“신화는 이야기로 꾸며진 기억의 흔적이며 인류가 역사를 서술하기 이전의 역사”라는 것이 <신화>의 저자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의 정의이다. 신화의 발생과 전승, 현대적 변주 등을 통해 각 시대 상황과 당대인들의 사유를 추적하는 가운데 저자는 자신의 관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사랑한 나르키소스로부터, 릴케와 헤세의 문학을 거쳐 나르시시즘(자기애)이라는 `현대의 질병'에까지 이르는 계보를 작성하는 것이 그 실례이다.
<영화>의 저자 니콜라우스 슈뢰더는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에서부터 클로드 란즈만의 <쇼아>까지를 시대순으로 기술하는 쪽을 택했다. 1915년작인 <국가의 탄생>에 대해 그는 이 작품의 인종차별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혁신성을 높이 평가한다.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간주되는 로버트 플래어티의 <북극의 나누크>(1922)는 영화라는 신생 장르가 인류 공동체에 어떤 윤리적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바르바라 지히터만이 쓴 <커플>은 대중의 관심이 특히 집중될 법한 사랑과 연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존 인물은 물론 신화와 문학작품, 그리고 영화 속 인물들까지를 망라하는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인간은 사랑하는 동물'이라는 것이 될 터이다. 나치당원이었던 마르틴 하이데거와 그의 제자였던 유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사랑, `머리와 육체의 결합'으로 불렸던 극작가 아서 밀러와 배우 마릴린 먼로의 사랑과 파국 등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해냄출판사의 `클라시커 50' 시리즈는 풍부한 화보와 아기자기한 편집으로 대중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간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철저히 서구중심적이라는 사실은 지적해 둘 만하다.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국한되었을 뿐, 그에 못지 않게 풍부한 내용과 장구한 역사를 지닌 아시아·아프리카·남북 아메리카 신화는 배제하고 있으며, <영화>에 소개된 비서구권 영화는 <라쇼몽>과 <감각의 제국>뿐이다. <커플>의 인종 및 문화적 편향 역시 대동소이하다.
<< 주제 따라 골라 읽는 50가지 이야기 >> [스포츠투데이 / 최윤정기자]
태초의 커플 아담과 이브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이들의 애정지수는 거의 만점이지만 그 사랑은 낙원으로부터 추방당하는 대가를 치러야했다. 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 역시 순간적으로는 격렬한 사랑을 나누지만.타인을 향한 동경으로 인해 애정지수보다는 비극지수가 높았던 커플이다.
비록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여성작가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의 열정 또한 뜨거웠다. 가냘픈 소년같았던 릴케는 성적으로는 거의 눈뜨지 않았던 살로메의 감각을 되살리며 마침내 말과 손끝으로 이루어지는 완벽한 사랑을 이뤄냈던 것.
반면 섹시 심벌 마릴린 먼로와 소설가 아서 밀러는 결혼에 골인.'머리와 육체'의 결합을 이뤘지만 불행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역사 속에는 혹은 소설과 영화 속에는 이처럼 불멸의 연인들이 있었다.
때로는 감동으로,때로는 연민으로 다가서는 이 연인들을 추억의 앨범처럼 펼쳐놓은 책 <커플>. 한가지 주제를 정해 요리조리 역사를 더듬어가는 식의 흥미로운 역사 읽기의 하나다.
<커플>과 같은 방식으로 각 분야에 대한 관심을 좇아간 <클라시커 50>(해냄·각 1만5,000원) 시리즈가 출간됐다. 클라시커는 최고의 예술가,대가,명작을 뜻하는 독일어. 독일 게르스텐베르크 출판사에서 펴내고 있는 시리즈를 근간으로 내놓은 인문교양서로 <커플> <신화> <영화>가 우선 번역,소개됐다.
<커플>은 아담과 이브에서부터 영화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까지.남다른 열정과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관계로 당대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파문을 일으켰던 역사와 예술작품 속의 커플 50쌍의 삶을 들춰냈다.
또 <신화> 는 현재 시점에서 다시 거슬러올라가 살펴본 신화 이야기다. 비너스같은 미인,사랑의 화신 큐피드,예술적 영감의 상징 뮤즈가 어떻게 우리 일상의 언어가 됐는지 추적하고 있으며 신화를 소재로한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각 신화가 지니는 의미 등을 짚어내고 있다.
또 각 신화가 시공을 넘나들며 후대 사람들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됐음을 다양한 작품의 실례를 통해 접근하는 등 기존의 신화 읽기와는 좀 다른 방식을 취했다. 잊지못할 명작 50편을 엄선,소개한 <영화> 도 색다른 영화감상을 시도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역할을 놓고 폴레트 고다르가 채플린과 법적인 결혼절차 없이 동거한다는 이유로 여성단체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수개월에 걸친 캐스팅 일화,극장과 배급사에서 꺼려하는 3시간이라는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당시 영화표 한 장이 뉴욕 암거래상에서 20달러에 팔리기도 했던 영화 ‘대부’ 등. 영화내용뿐 아니라 영화 각각의 특징과 제작일화,감독과 배우의 인터뷰,영화평,상영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클라시커 50> 시리즈는 최근 출간된 세 권의 책에 이어 문학 음악 미술 역사 종교 인물 등 각 분야에 걸쳐 명작과 명인을 엄선,소개하는 새로운 역사교양서로 이어질 예정인데 조만간 <오페라> <소설> <건축> <여성> <회화> 편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사랑이란 불확실한 모험 속에 자신의 전 존재를 바친 50쌍의 커플들! 파괴와 탄생, 환희와 절망이 교차하는 흥미진진한 사랑의 드라마로들여다본 인간의 감정과 삶에 대한 본질적 이해!
인류의 영원한 주제이자 우리 삶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력인 사랑은 어떻게 두 사람간의 관계를 탄생시키고, 또 그 관계는 어떻게 커플의 삶을 지배하는가? 남녀 간의 사랑과 열정이 빚어낸 세계사의 또다른 이면을 들춰내는 『커플』은 문학, 음악, 미술, 역사, 종교, 인물 등 각 분야에서 성인이라면 누구나 꼭 알아야 할 빛나는 명작, 명인 50선을 소개하는 성인을 위한 교양 총서 <해냄 클라시커 50 시리즈>의 세 번째 권으로 출간된 책이다.
『커플』은 아담과 이브에서부터 영화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까지, 남다른 열정과 뜨거운 사랑, 관습을 뛰어넘는 행동,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관계로 당대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크나큰 파문을 일으켰던 역사와 예술 작품 속의 커플 50쌍의 삶을 그리고 있다.
원죄 이후에 맺어진 태초의 커플 아담과 이브. 영원한 사랑의 신화 필레몬과 바우키스, 정신과 육체가 합일된 커플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비극적 사랑의 대명사인 줄리엣과 로미오. 인습과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인 괴테와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 신의로 이루어진 평등한 사랑인 20세기 최고의 지식인 커플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왕위도 반납한 불굴의 커플 에드워드 8세와 월리스 심프슨. ‘그’ 를 사랑한 대가로 모든 명성과 자유를 헌납해야 했던 파괴적 사랑, 오스카 와일드와 앨프레드 더글러스 경…….
또한 이 책은 300컷에 이르는 아름다운 화보와, 마치 그들의 삶을 직접 들여다보는 듯한 긴장감 넘치는 글의 전개는 놀라운 흡인력으로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또한 각 장 끝에 커플의 삶과 행적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책, 영화, 음악, 관광지를 추천해 놓아 보다 생생하게 커플들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커플』은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했던 커플들의 삶을 엿보는 재미를 넘어서, 타인과 맺을 수 있는 최고의 관계인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선사한다. 지금 사랑의 단꿈에 빠져 있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보다 성숙한 사랑을 발전시키려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비추어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책이다.
현재 커플 - '그'와 '그녀'가 빚어낸 또 하나의 세계사, 세기의 커플 50 (클라시커 50)에 등록된 서평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