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톨스토이가 일흔이 넘어 완성한 만년의 연작으로, 한 귀족과 창녀가 정신적으로 부활하는 과정을 통해, 당대 러시아의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날 선 비판을 가하면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근본으로 하는 자신의 사상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은이 ㅣ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1828년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1844년 카잔 대학교에 입학하나 대학 교육에 실망,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삼 년간 방탕한 생활을 했다. 19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로 가 군대에서 근무했다. 이듬해 잡지 <동시대인>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잡지 <야스나야 폴라냐>를 간행했다.
제1부
제2부(상)
오른쪽은 마을 농민들의 자리고, 집에서 짜 만든 긴 웃옷에 짚신을 신고 깨끗하고 흰 각반을 두른 노인들이며, 나사로 된 새 윗도리에 밝은 색 띠를 허리에 두르고 가죽 장화를 신은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다. 왼쪽은 여자들의 자리로, 그녀들은 빨간 비단 수건을 머리에 쓰고 소매 없는 비로드 옷 밑으로 새빨간 블라우스에 푸른 빛, 초록 빛, 빨간 빛 등 갖가지 빛깔의 치마를 입고 있었고, 편자가 달린 구두를 신고 있었다. 흰 수건을 쓰고 회색 저고리와 낡은 치마를 입고 구두나 새 짚신을 신은 수더분한 할머니들은 그녀들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머리에 반질반질하게 향유를 바른 아이들이 나들이옷을 입고 서 있었다. 농부들은 성호를 긋고 절을 한 뒤 늘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있었다. 여자들, 특히 할머니들은 여러 개의 촛불이 켜저 있는 십자고상에 메마른 눈길을 못박은 채 성호를 긋기 위해 모은 손가락을 이맛수건, 좌우 어깨, 가슴 쪽으로 차례차례 누르고는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들은 선채로 무릎을 꿇기도 하고 혹은 허리를 구부리기도 했다. 아이들은 사람들이 볼 때에만 열심히 어른들 흉내를 내며 기도했다. 금빛 성장은 사방에 있는 많은 초의 불빛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p.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