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경제연구소인 일본종합연구소와 대표이사 다카하시 스스무가 내놓은 ‘10년 후 일본’ 예측서다. 산업·사회문화·경영·국제·정치·금융·지역 등 주요 분야에 일고 있는 변화의 배경을 분석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일본이 풀어야 할 각 분야의 과제와 해법을 제시했다
다카하시 스스무 - 일본종합연구소 이사로 일본경제 전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정확한 판단으로 인정받은 경제전문가이다. 히도츠바시대학 경제학부를 졸업 후 스미토로은행 본사와 런던지사에서 유럽경제와 금융정세를 담당했다. 1990년부터 일본종합연구소에서 아시아와 일본경제의 금융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와세다대학 대학원 아시아태평양 연구과 객원교수, 긴키대학 경제학부 · 경영학부 객원교수 및 NHK, TV도쿄, 요미우리 TV 등에서 경제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이홍배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으로 일본 소카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분야는 일본경제, 한일경제, 동북아경제 및 산업연관분석이며, 주요 저서로는「일본의 통상정책 변화와 한국의 대응방안」「한중일 FTA의 추진 당위성과 선행과제」등이 있다.
김은하 - 한양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직장인의 6가지 독서습관」「기획력을 키우자」등이 있다.
프롤로그 - 지금 일본은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필요하다
1. 산업 - 자신감을 되찾은 일본경제
2. 사회문화 - 풍요로움의 기준이 달라진다
3. 정치 - 경제활성화와 공공부문의 개혁
4. 국제 - 미국 · 중국 · EU · 아시아
5. 경영 - ‘규모의 경제성’에서 ‘범위의 경제성’으로
6. 금융 - 고객지향형 메가뱅크의 재편
7. 지역 -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격차 줄이기
<< '하이테크'에서 '하이터치'로 >> [동아일보 / 권재현 기자]
지난해 말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의 제목은 공교롭게도 지난여름 한국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공병호 박사의 ‘10년 후, 한국’의 닮은꼴이다. 그러나 두 책에 담긴 내용은 대조적이다.
일본의 대표적 경제연구소인 일본종합연구소의 다카하시 스스무(高橋進) 이사는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일본경제가 본격적 회복기에 접어든 이유를 분석하면서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킬 키워드 50개를 소개한다.
그는 일본경제 부활이 정부의 경기부양책 같은 인공호흡이 아니라 민간이 오랜 기간 단련한 단전호흡의 결과라는 점에 주목한다. 중국시장 확대가 가져 온 수출증대가 숨통을 터준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의 구조조정에 의한 체질개선이 바탕 됐기에 1996년과 1999년 두 차례의 반짝 회복과는 달리 장기 성장세를 보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체질개선은 전통적 일본 경영시스템에서 영미식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아니다. 오히려 양자의 창조적 절충에서 나왔다고 봐야 한다. 저자는 세계화와 자유화에 맞춘 구조개혁을 계속하되 일본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한국경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 상호 조정형 기술 - 일본 제조업을 되살린 상호 조정형(closed integral) 기술은 PC 조립처럼 단순조립형 기술이 아니라 자동차 제조와 디지털 가전처럼 엄청난 개수의 부품을 밀도 높게 결합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장기고용제를 바탕으로 한 장인정신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장기적이고 안정적 거래관계를 통해 축적될 수 있다.
▽제1인자 경영=일본기업은 구미(歐美)를 따라잡아 추월하자는 캐치업(catch up)형에서 스스로 새 분야를 창조하고 개척해 가는 제1인자(front runner)형으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술이라는 씨앗에서 제품을 만들어 이를 대량생산하는 시즈(seeds)형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고객의 잠재적 수요를 발굴해 내는 니즈(needs)형의 시대다. 시즈형이 기술 중시의 하이테크를 강조한다면 니즈형은 감각을 중시하는 하이터치를 강조한다.
▶ 슬로 소사이어티 - 고령화사회라는 일본의 부정적 이미지를 미래시장 지향적 개념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고도의 제조기술과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결합시킨 의료산업 등 삶의 질을 높이는 고부가가치산업을 개발하면 일본의 뒤를 좇아 고령화사회로 접어드는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 인디펜던트 컨트랙터 - 특정기업으로부터 일을 받아 자신이 가진 전문기능을 무기로 일을 하는 독립적 직업인을 뜻한다.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중년세대가 전문성을 살려 새 인사제도 구축, 기업회계 정비, 판매전략 재구축처럼 기업의 구조조정에 필요한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근무형태가 늘고 있다. 이는 회사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의 복권’이라는 사회현상을 낳고 있다.
▶ 범위의 경제 -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에서는 소비자의 확대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하드웨어 기술을 발전시키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그러나 미래에는 이렇게 발전된 하드웨어 기술을 농업 의료 환경 등의 분야에 접목시키고 기업의 활동범위를 조절하는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 개념이 강조된다. 원제는 ‘10年 後, 日本’(2004년).
<< 구조조정, 연구개발 투자 디지털 가전 산업 이끌어 >> [조선일보 / 김기철 기자]
버블 붕괴 이후 장기 불황에 시달리던 일본 경제가 작년 봄 이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본 종합연구소의 경제전문가인 저자는 현재의 일본 산업과 경영·금융·사회문화·정치·국제·지역 등 7개 분야의 50개 키워드를 통해 일본 경제의 현실과 미래를 진단한다.
이번의 경기회복은 버블 붕괴 이후 1996년과 1999년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개인 소비와 설비투자가 토대가 된 내수 중심의 회복이라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정부에 기대지 않고 민간기업들이 진행해온 구조조정과 연구개발 투자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구조조정과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갖게 된 일본의 제조업체는 때마침 중국 경제 성장을 활용, 수출을 늘릴 수 있었고, 다음에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고용과 임금이 늘어났고 내수가 증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수출 증가 배경에는 일본의 제조업 부활이 손꼽히는데, 디지털 가전으로 대표되는 전기기계 산업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일본 제조업의 부활을 ‘조립형 기술’에 대한 ‘상호조정형 기술’의 우위로 설명한다. PC는 대표적인 조립형 기술로 CPU와 하드디스크, 머더보드 등 주요 핵심부품이 있고, 이것이 일종의 모듈(module)로 돼 있다. 모듈화된 부품을 규격에 따라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에 모듈 설계가 뛰어난 타이완이나 임금이 저렴한 중국이 우위에 있다.
상호조정형 기술의 대표적 사례는 자동차와 디지털 가전이다. 성능이 좋은 자동차 제작은 수만개의 부품들을 얼마나 정도 높게 조립하느냐의 생산 기술에 달려 있다. 이 부품들은 모듈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이 디지털 가전과 같은 상호조정형 기술에 강점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기업과 종업원 간의 장기적인 고용관계와 대기업과 부품개발을 담당하는 중소기업 간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거래관계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의 붕괴, 기업 간의 삭막한 거래 관행은 오히려 제조업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미국식 경영에 반기를 든다.
도로공단과 우정 민영화 등 공공부문 개혁(정치분야), 대미 의존도 저하와 제1수출시장으로 떠오른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국제), 경영자의 무능이 빚어내는 경영자 리스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강화(경영), 지방으로의 권한 이양과 지역 통폐합, 특구 설치(지역) 등 각 분야의 현실 대책은 우리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
<< 한국경제의 미래 지표 부활하는 일본 해부 >> [매일경제신문 / 노현 기자]
흔히 "일본을 알면 10년 후 한국 모습이 보인다”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 경제성장 모델로 삼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 아니던가. 한 국 경제 미래를 예측하는 데 일본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년 후, 일본'은 대표적인 경제연구소로 꼽히는 일본종합연구소 대표이사인 저자가 내놓은 10년 후 일본 예측서다. 책은 양극화, 고령화, 구조개혁, 중국의 시장경제화 등 50개 키워드를 통해 일 본 산업ㆍ사회문화ㆍ국제ㆍ정치ㆍ금융 등 주요 분야에 일고 있는 변화 배경을 분석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일본이 풀어야 할 각 과제와 해법을 제시 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관한 설명을 예로 들어보자. 저자는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수요 위축, 그 결과 예상되는 저성장 시대 도래 등 고령화 사회 문제점 들을 나열하고는, 고령화 사회 도래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 장을 펼친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바침하는 사례는 의료산업이다. 의료산업은 고도의 제조노하 우와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조합해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최고 수출 산업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아시아를 비롯한 개도국들이 속속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미래 황금 시장을 남보다 먼저 개척할 기회 인 셈이다.
저자는 인구감소가 꼭 저성장을 가져 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노동력 부족 은 생산성을 높이고 여성과 고령 노동력 활용을 늘림으로써, 수요 축소는 보다 질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그에 합당한 가격으로 소비하게 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 하나하나는 한국 경제가 고민하고 있거나 앞으로 고민 하게 될 구조적 문제점들에 대한 시뮬레이션이자 해법이다. 한국 경제 미래를 예측하고 싶다면 일독해볼 만한 책이다. 10년 후 일본을 알 면 한국 경제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