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지성사의 위대한 유산인 불교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사상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다. 이 책은 화두에 대한 배경 이야기와 작가의 설명 등을 통해 불교 사상의 기본적인 이야기를 함께 함으로써,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도 쉽게 불교 사상을 맛볼 수 있도록 하였다.
김경호 인천 출생. 부평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마쳤다. 민중불교운동에 참여하고 조계종 개혁회의 홍보과장, 포교원 연구과장을 지냈다. 불교문화정보네트워크를 만들어 대중의 삶과 정신에 불교문화가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쓴 책으로는 <생명의 저울> <절이 좋아 산에 가네> 등이 있다.
- 들어가며 - 여는 화두 / 꽃 한송이에 핀 미소
[1] 속지 말자 1. 때려죽여야지 2. 영험하다고 3. 흉내만 낸다고 도는 게 아니야 4. 목불에 무슨 사리가 있으랴 5. 암만 봐도 두 개 6. 몽땅 거짓말 7. 부처란 누구냐 8. 삿된 휴혹아, 물러가라
[2] 내가 주인공이다 1. 안 받았다 2. 정신 차려, 이 사람아 3. 누가 재봤어? 4. 졸지 말어 5. 나는 나일 뿐 6. 권력에 아부하지 마라 7. 주면 뭐 해. 먹지도 못할 걸 8. 조는 분과 좌선하는 놈 9. 수행을 잘 하려면 10. 누가 하겠느냐
[3]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1. 히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2. 어떤 잣대로 내치려는가 3. 다시 태어나야 한다 4. 혼자만 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5. 한 발짝 더 내딛어라 6. 내 마음의 먹구름 7. 본래 깨끗하다
[4] 별거 아니야 1. 살아 있다는 기적 2. 죽음도 농담이야 3. 버린다는 생각조차 버려라 4.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5. 차나 한잔 하게 6.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 7. 산은 산 물은 물 8. 오는 길, 가는 길이 다 좋기를 9. 알면 뭐 해 10. 잘난 척 하지 마라 11. 부처님 전에 침을 뱉어라 12. 내가 곧 부처
나는 나일 뿐 (102 P)
임제스님이 한소식 했다. 깨달았다는 말이다. 이제 더 이상 남의 그늘에 기대고 있을 수 없어 스승인 황벽을 찾아 그만 떠나겠다고 인사를 드렸다. 스승은 이제 깃털이 자라 둥지를 떠나는 어린 제자를 대견하다는 듯이 바라보다각 문득 물었다. 어디로 가려고 하는데? 선사들의 말은 항상 긴장하고 새겨들어야 한다. 늘 함정이 숨어 있다. 임제스님이 한소식 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 깨달음이 진짜인지 황벽스님은 이런 자리에서도 확인해본다. 어디로 가는가? 인생의 기나긴 여로에서 너는 어디로 가는가? 윤회의 길고 긴 고달픈 여로에서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임제는 능청스럽다.
"강남 아니면 강북입니다."
무슨 이런 대답이 있나. 아직 목적지도 정하지 못했다는 소리일까? 그럴 리는 없다. 생사의 큰 도리를 깨달은 존재가 조그만 땅덩어리에서 어디로 갈 것인지조차 몰라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임제의 대답은 천하가 다 목적지라는 소리, 천하를 발 밑에 놓고 보는 주부심에 찬 소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자신이 어디를 가든 깨달음은 천하는 진동하고 천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선언이다. 스승 황벽이 보기에는 기도 안 찬다. 이제 둥지를 떠나는 새끼 주제에 큰소리만 벙뻥 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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