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온 세상을 돌고 돌아서 '돈'이라고 한단다.
돈이 아무리 좋아도 한 사람이 영원히 가지고 있을 수는 없지.
돈은 자꾸 돌아야지, 한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그 값어치가 없어져.
그뿐인 줄 아니?
돈이 모여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귀신이 된대.
바로 남을 해코지 하는 귀신 말이야.
돈귀신이 해코지 한 얘기, 그리고 그 돈이 풀려난 이야기 들어 보련?
이향숙
어릴 때부터 옛이야기가 좋아서 옛이야기 있는 곳이면 언제나 턱을 받치고 앉았던 사람, 커서는 이야기가 좋아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졸업하고서는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전해 주려고 부지런히 발로 뛴 사람, 어리이도서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옛이야기를 5~6년동안 연구하고 모으며 온갖 애정을 쏟아 온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더 많은 어린이에게 옛이야기를 들려 주려고 책을 만들었습니다. 어린이의 친구, 또는 엄마가 직접 들려 주듯 입말로 쓴 옛이야기의 구수한 맛을 느껴 보세요.
유현아 (그림)
서울산업대학교 시작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른과 어린이들이 함께 보고 느끼고 즐기는 정말로 신나는 그림 세계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작품으로는 <바위나라로 간 폰테 추장>이 있습니다.
1. 부자가 되는 길
2. 쌀 노적과 바꾼 돌 노적
3. 곳간 열쇠를 물려받은 셋째며느리
4. 귀신이 된 돈 이야기
5. 무명 두 필 주고 부자가 된 사람
6. 재주 많은 일곱 쌍둥이
7. 그림 속의 아이
무명 두 필 주고 부자가 된 사람 (80 ~ 82 P)
"여기가 좋소. 무조건 여기다 장례를 치루시오."
정 서방은 가진 것도 별로 없는데, 남의 집 뒷밭에다 장례를 치루라니 어처구니가 없었지.
"못 지냅니다." 했더니
"정 싫으면 할 수 없지. 하지만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서울에 사는 박 아무개 판서한테 가서 말해 보시오."
하며 훌쩍 뒤돌아서 가 버리는 거야. 정 서방이 쫓아갔지만 금방 온데간데없어.
혼자 남은 정 서방은 거기가 어딘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물어물어 집으로 돌아왔어.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곳은 서울에서 가까운 어니 시골이었던 거야.
갈 때는 하나절 걸렸는데 돌아올 때는 몇 날 며칠이 걸렸어.
오는 동안 갈 때 싸 가지고 간 차조밥을 조금씩 먹으면서, 배 곯지 않고 집에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