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는 명작
크리스틴이 좋아하던 몸에 스며드는 듯한 미풍이 불어오고 있었다. 시간이 늦지 않도록 서둘러 묘지를 나설 때 문득 눈앞에 펼쳐진 하늘을 보니 성채와 같은 구름이...
A.J. 크로닌 (1896~1981)
1896년 7월 19일 스코틀랜드에서 출생하였다.
1925년 고학으로 글라스고우 대학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31년 <모자집의 성>으로 문단에 데뷔해
1941년 『천국의 열쇠』 출간하였다.
1981년 1월 몽트뢰에서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품으로는 『성채』『천국의 열쇠』『결혼의 조건』『인생의 도상에서』등이 있다.
1. 바빌론의 성
2. 이별과 환희
- 크로닌의 생애와 작품 세계
이별과 환희
3주일 후 갈색 포장을 씌운 광택이 흐르는 한 대의 쿠페가 체스버러 테라스 9번지에 비스듬히 정차했따. 앤드루는 운전대에서 천천히 내려오더니 자기집의 계단을 단숨에 뛰어올라갔다.
"크리스틴!"
그는 흥분 때문에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억지로 누르면서 큰 소리로 불렀다.
"크리스틴! 이리 나와 봐. 보여줄 게 있어!"
그녀를 깜짝 놀라게 해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예상했던 대로였다.
"어머나!"
그녀는 그의 팔에 매달렸다.
"이게 우리 것이에요? 어머나, 너무 근사해요."
"그렇지? 조심해. 니스 칠을 한 곳에 손을 대선 안 돼. 니스 칠을 한 곳은 자리가 나기 쉽거든."
그는 그전처럼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다.
"놀랐지? 크리스? 이것을 사고, 면허를 얻으면서도 당신한테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으니까. 자아 타십시오, 부인. 운전을 해 보이겠습니다. 마치 새처럼 날아갈 겁니다."
모자도 쓰지 않은 그녀를 태우고 그가 천천히 광장을 한 바퀴 돌자 그녀는 마냥 감탄할 뿐이었다. 얼마 후 다시 되돌아온 그의 시선은 줄곧 자동차에 던지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요즈음 친밀감이나 이해, 함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거의 없어서 이 순간이 사라져 가는 것이 그녀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되었다.
